오늘 출근이 하기 싫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열심히 구직 중인 사람들에게

by 태생적 오지라퍼

어제 늦은 오후 한 시간여 귀경 전쟁을 맛본 나로서는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피로하고 힘들어하는 표정을 본 나로서는

오늘 이 아침 긴 명절 휴가가 아쉽게도 끝나고

다시 출근하는게 마냥 좋지만은 않다는 그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는 한다만

출근이 꿈인 많은 구직자들을 생각해볼 때

행복하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출근길이 되었으면 한다.


이번에 대학을 졸업하는 조카가 있다.

몇 년 동안 아파서 누워만 있는 동생의 둘째이자 막내 아들이다.

대학 졸업 축하금도 조금 보냈고

어디서 구인 광고가 나면 포워딩도 열심히 해준다만

그리 쉽게 직장을 찾지는 못하는 것 같다.

눈높이가 높아서만은 아닌것 같으니 더욱 안타깝다.

명절 때 만나는 친척들에게 <결혼 언제하니? > <취업 언제하니?> 라는 말은 질문을 떠나서

혹독한 말이 되고 금기어가 된지 오래지만

나이드신 어르신들은 변한 세상을 잊어버리고 자꾸

그 말을 한다.

나라도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고 또 한다만

시어머님도 지난번 아들 녀석을 만났을 때

결혼과 출산 이야기를 대놓고 하셨었다.

결혼도 취업도 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는거다.

자발적으로 안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명절에 만나는 '쉬었음' 조카…"눈 낮춰라" 조언이 '비수'인 이유>라는 기사를 읽었다.

'쉬었음'이라는 통계 언어의 어감과 달리

상당수는 스스로 쉼을 택했다기보다는 기술 변화와 경력직 선호, 경기 둔화 속에서 '쉬게 된' 청년들에 가깝다.

문제는 쉬었음 상태가 길어질수록 심리적·사회적 위험이 커진다는 점이고 구체적으로는 경제적 어려움(71.1%), 사회생활 단절로 인한 자신감 하락(62.5%), 미래 준비 부족(53.9%), 이전 수준 또는 희망 수준 직장 취업의 어려움(37.3%) 등을 꼽았다.

쉬었음이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불안과 고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고

쉬었음 상태에서 고립·은둔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조기에 차단하는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기사였다.

취업 전선에서 '쉬었음' 은 돌아갈 곳이 있는데 방학이라, 휴가라 잠시 쉬었다는 뜻이 결코 아니라는 용어이다.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놔두더라도

일을 하고 싶은데 그리고 크게 욕심을 내는 것이 아닌데 일할 자리가 없다는 것은

시스템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노년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시스템도 구현되고 있는 실정인데(직접 활용해보지는 않았다만)

한창 일할 나이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못 구한다는 것은 안타깝기만 한 경우이다.

구인 공고는 사방에 있는데 취업이 되었다는 사람은 별로 없고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무슨 무슨 이유로 자꾸 사표를 내고

이직을 밥먹듯이 하는 것이 우수한 경력인 듯 자랑을 하고

한 회사에 오래토록 다니는 사람은 약간 모자란 사람 취급을 하고

먹고 놀고 마시고 쇼핑하고 놀러다니는 것만을 자랑스레 보여주는 사람들을 엄청 부러워하는 현상이

올바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은

나와 같은 꼰대들만의 생각일까?

오늘 이른 아침.

힘들고 힘든 훈련을 이겨내고

마음의 부담과 상대들의 견제를 이겨내고

역전으로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딴 쇼트트랙 선수들의 경기 마지막 부분을 보면서

오늘 아침 출근이 힘들다고, 회사 가기 싫다고,

집에서 더 누워있고 싶다고 생각한 많은 분들이

불끈 힘을 내기 바란다.

돌아갈 직장이 그곳에 내 자리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라는 것을

그 자리를 가고 싶고

출근길 사람 꽉찬 지하철에 타고 싶어서

눈물을 훔치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것을

나이들어 보면 돌아갈 곳이 없어지고 나면

그제서야 알게 된다.

더 이상 일로서 나를 찾지 않는 그런 날들은

조금은 슬프다는 것도 말이다.

출근하는 것만으로도 복받은 것이다.

그리고 그 기쁨을 위해 노력 중인 이 땅의 구직자들 모두 파이팅이다.


(어제 보문산 정상의 저 산꼭대기 나무 높은 곳에 둥지를 지어놓은 새들을 보았다.

새들의 둥지는 직장이기도 하고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직장은 그렇게 내 마음 속의 둥지가 된다.

출근을 기뻐하면 일하는 것도 그리 힘들지만은 않게 되더라.

그리고 그 일을 함께하는 동료들의 소중함도 알게 된다. 쇼트트랙선수들이 서로 밀어주고 함께 옆에서 달려주고 지치지않게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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