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그 그리움에 대하여

여유로움도 함께

by 태생적 오지라퍼

평소에 커피를 그리 즐겨하지도 않고

커피맛도 잘 모르고

생각보다 비싼 돈을 주고 카페놀이를 하는 것도 즐겨하지 않았으며

맛난 밥이 멋진 디저트보다 항상 높은 위치에 차리하고 있었고

밥을 먹고나면 차를 마실 여유로운 위의 소유자도 아니었다.

밥배와 디저트배가 따로 있다는 이야기도 와닿지 않았고

제주 여행 유튜브들마다 밥먹고 디저트 먹고 하는 트랜드가 이상하기만 했던 터였다.

그랬던 사람이 12월 초 조치원에 내려와서 가장 그리운 것의 하나는

마음만 먹으면 골라 갈 수 있었던 카페와 그 냄새와 분위기이다.

물론 이곳에서도 조금만 걸으면 카페라고 이름 붙여진 곳들이 있기는 하다만

그리고 방학이어서였을지도 모르지만 영 그 느낌이

안 묻어나왔었다.

차량 세차를 할때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봤었다만.

그 영향인지 아침에는 주로 유튜브에서

카페 음악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들을 듣곤한다.

그것을 들으면서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면 혹시

카페 그 그리운 느낌이 느껴질까해서이다.


오늘 오후에는 서울에 가고(올라가는 시간을 조금 이른 시간으로 변경했다.)

드디어 카페에 갈 수 있고(백화점 무료 카페에 가볼까도 생각중이다. 무료 쿠폰을 쓸 날이 없었다.)

저녁도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해결할 예정인데(아니면 오랫만에 배달음식도 고려 중이다.)

그러면 마음이 기쁘고 기대되고 콧소리가 나야하는데 오늘 아침 딱히 그렇지는 않다.

어제 열심히 아주 열심히 했지만 결국은 거대한 벽에 막힌 야구 때문일지도 모른다.

전날 경기를 보고 우리도 콜드게임을 당하는 것이 아닐까 그것만은 피해달라고 소박하게 시작했지만

점점 욕심이 생겨났던 것은 아마도 선수나 우리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속상했을지 모르고 그 마음이 오늘 점심의 대만전에 반영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그런데 경기 시간을 누가 이따위로 구성한거냐?

누가봐도 어제 저녁 경기를 치열하게 치르고

오늘 충분한 휴식도 없이 점심 경기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정신력으로 버틴다는 말이 꼭 필요한 오늘이 되겠다.

내가 늘 그리웠던 카페를 정신력으로 참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 많고 많은 카페 중에 어느 곳을 들어갈까를 결정하는 나만의 기준은 분명하다.

뭐 하나 특별한 것이 있으면 한번은 들어가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뷰가 멋지거나(강뷰나 바다뷰, 도시뷰 모두 멋지다. 그렇다고 눈 내린 북한산뷰을 찾아갈 만한 용기는 없다.)

아니면 히스토리가 있거나(경동시장이나 광장시장속 역사적인 카페처럼 말이다.)

그것도 아니면 내 추억의 한 페이지를 함께 했거나

(내 첫사랑과 함께였던 이대 후문 카페는 지금 어찌 되었을라나.)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추천을 하는 곳이다.

물론 SNS 핫플도 고려대상이 되기는 한다.

나름 유행에 민감하다. 무조건 따르지는 않는다만.

그런 멋진 곳이지만 피하는 경우는

단 한가지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시끄러운 환경이다.

유명한 곳이 되고 사람이 너무 많아지고 카페가 아니라 돗대기 시장이 되어버린 곳은 들어가서

한바퀴 돌면서 구경만 하다가 다시 나온다.

경동시장 카페가 그랬던 것 같다.

나에게 카페는 차와 디저트를 먹는 곳만이 아니고

잠시 나의 뇌에게 휴식을 부여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었음을

그런 중요한 공간과 시간이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확실히 알게 되었다.

소주보다 비싼 커피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아마

나의 이 마음을 오롯이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다.

나도 이제야 확실하게 느낀 이 마음을 말이다.


(대문 그림은 과학카페를 표방한 곳이다. 과학 관련 소품들이 즐비하단다. 대전과 북촌의 과학 카페는 가봤는데 여기는 강남이란다. 디저트와 차보다는 각종 과학 소품과 굿즈가 보고 싶다. 특히 저 우주인을 표방한 화장지 걸이가 압권이다. 어디서 파는지 모르겠다만. 아이디어에 이쁘기까지 하다. 이런 볼 것이 있는 카페를 좋아라한다. 방문 목적이 뚜렷하다.)

작가의 이전글알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