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기차 탑승 전

기력은 없지만

by 태생적 오지라퍼

원래 오래 안쓰던 전자기기는 말썽이 나는 법이다.

오늘 내가 처음 사용하는

3층 과학실 컴퓨터 마우스가 작동이 되지않는다.

마우스를 바꿔보았으나 커서 자체가 안보인다.

일단 고장 신청을 해두고

비장의 방법인 강제 종료를 시도한다.

꾸욱 눌러주고 몇분후 다시 부팅하니 된다.

기계가 이렇다.

그 사이 푹 쉬고 놀았으면 쌩쌩해야 마땅하다만.


그런데 한 시간 수업을 마칠때쯤 다시 먹통이 된다.

그럼 그렇지

순순히 자신의 존재감을 포기할리가 없다.

잘 살펴보니 이번에는 마우스가 문제가 아니고

모니터 이상이다.

다시 오류 신고를 하고

이번에는 더욱 더 꾸욱 오랫동안 눌러줬다가

한참 뒤에 다시 켜본다.

언제 그랬냐는듯 또 된다.

나는 이미 비상용 노트북까지 준비해뒸는데 말이다.

똥개 훈련인 셈이다.


남학생 두 명, 여학생 두 명의 수업 태도가 거슬렸다만

꾹꾹 참는다.

내 아들 내 남편도 맘에 안드는데

학생들이 다 맘에 드는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아침은 새벽 기차에서 야채볶음 도시락을

그리고 중간중간 후배가 세심하게 준비한 간식을 먹고

과학실 정리도 틈틈이 하고

학교에서 구로역까지 걸어가는 길도 익하고

영등포역 지하철에서 내려서

기차역사로 오는 길도 파악하고

기차표도 빠른 출발로 바꿔서

퇴근용 기차에 탑승하기 직전이다.

오늘도 소중한 시간 30분을 벌었으니 되었

오늘 생각했던 미션을 다 완수했으니 되었다.

야채 김밥과 생수도 하나 샀으니

먹으면서 쉬면서 멍때리면서 그렇게 내려가면 되겠다.

이번 주 공식적인 일과가 이렇게 마무리되고 있다.


(사진은 어젯밤 살펴본 국제우주정거장인데

사진상으로는 점 하나로 보인다.

래도 잘 보면 아래로 쏟아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만.

천문학 역량 강화 주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