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에는 비 내리고

내 마음속에도 비가 내리고

by 태생적 오지라퍼

비가 내려 나무에 맺힌데다가

하늘은 흐리니 동양화가 다름없는 조치원을 출발해서

기차 안에서 오랫만에 이어폰을 끼고 열공하다가

(가끔 창 밖을 내다봤으나 오늘 내 좌석은 창가쪽이 아니고

나보다 먼저 탑승해있던 짧은 치마와 맨 다리의 그 분은

계속 정신없이 잠만 잤다.

몸도 못가누고 코도 고는 걸로 보아

엄청 빡센 어제 하루를 보낸듯 하다만.

수원역을 지나면서 황급하게 그 분이 내리고 나니

나도 여지없이 졸음이 몰려왔으나

(이상하다. 항상 수원역부터 졸린다.)

아들을 만난다는 기쁨에 간신히 참았다.


지하철역과 이어져 있는 쇼핑몰에서

아들 녀석과 회전 초밥을 먹고

(나보고 웬일이냐고 잘 먹는다고 했다. 나의 식욕은 너였다. 원래부터)

내일 아침으로 먹으라고 과일 잘라간 박스를 주고

(혼자 살면 제일 챙겨먹기 힘든게 과일이다.)

샌드위치랑 건강 음료도 챙겨주고는

언제일지 모르지만 다음 볼때를 기약하며

빠이빠이를 했다.

다행히 태국 출장에서 너무 새까맣게 타지도

살이 찌지도 않은것을 확인했으니 되었다.


이제 큰 일 하나는 처리했으니

소소한 일들을 처리하러 나서본다.

몇개나 미션을 클리어할지는 모르지만

연연해 하지는 않겠다.

배도 적당히 부르고

사랑하는 아들 얼굴도 봤고

최근 이슈관련 이야기도 나누었으니 되었다.

나름 소박한 일상이 주는 기쁨이

어쩌면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힘일게다.

소. 확. 행.

한때 우리 사회의 트랜드이자 화두였는데

잠시 잊고 있었나보다.

창 밖으로는 비가 내리는데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린다.

어미의 마음은 다 그런 것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