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화 그리고 쉼

사진도 못 찍었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일을 몰아서 하는 것을 선호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월, 화 대학 강의가 워낙 먼거리 운전이 기본이기에

수요일은 쉼이 있는 이번 학기 과정이 나쁘지는 않다.

물론 월요일 오전 강의 하나가 수강생이 적어서

폐강되는 불상사가 있기는 했다만.

중간 평가 기간을 맞이해서 다음 학기 강의를 어떤 요일에 배치할 것인가가 벌써 고민거리로 등장한다.

학생들에게 물어본 바로는 화, 수, 목 강의를 선호한다 한다. 주 3일 등교인 셈이다.

대학에서의 금요일과 월요일 강의는

아마도 전공 필수 과목에서나 가능하지

교양에서는 선택이 불가능한 시간일지 모른다.

걸림돌이 되는 것은 6시간을 강의해주어야 하는 고등학교이다.

6시간을 몰아서 강의하려면 7교시인 날이어야만 한다.

8시 10분에 시작하는 첫 시간 강의를 쉬면서

수업 준비를 하려면

화, 목 7교시 수업이 있는 날이어야 하니 말이다.

따라서 다음 학기 강의는 화요일 고등학교와

대학은 수, 목 아니면

대학을 화, 수

그리고 고등학교를 목요일가는 방법밖에 없을 듯하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처럼 월, 화 그리고 수요일 쉬었다가 목요일이다.

지금 시스템이 가장 효과적인 듯 한데

문제는 월요일 강의가 폐강이 되지 않겠느냐의 문제이다.

교양 강의는 선택의 이유와 스타일을 모른다.

소문도 잘 나지 않는다.

약간 일회성 소모품 느낌이다.

매우 슬프기는 하다.


오늘 하루의 쉼은 소중하다.

청소 및 정리할 것들이 가득하다.

쓰레기 버릴 것도 밀려있고

이제는 정말 겨울 침구도 넣어야하고

(날씨 변덕으로 참은게 다행이었다만)

다음 주 대학 중간평가 문항도 완성해야하고

남편이나 막내 동생이나 소음에 민감해서

동생 강의 나간 사이에 로봇 청소기도 돌려야하고

겨울 내내 단 하나로 버틴 운동화도 빨아야하고

(앞볼이 넉넉해서 티눈 예방차원에서 이것만 신었다. 아들 녀석의 작년 어버이날 선물이기도 했다.)

연구 관련 진행 사항 논의도 해야 하고

(출력을 해야했는데 까맣게 잊어버렸다.)

바다 구경과 야구에 대한 갈증을 한번에 해결해줄 수 있는 부산 사직구장 직관 피케팅에 참전도 해야한다.

물론 장렬한 전사가 예상되긴 한다만.


어제 내 나름의 대학에서의 과학의 날 행사 이벤트였던

자유낙하운동과 빗면에서의 낙하운동 시뮬레이션

활동은 학생들이 많이 즐거워해주었으니 되었고

(활동과 과학 내용과의 연계를 이어갈 수 있다면 최고일텐데)

내일 고등학교에서는 시험 감독이니 부담이 조금은 없는 활동이고

(그 다음 주 실험 준비를 1교시에 진행하는 것이 목표이다.)

오랜만에 을지로 내 마지막 학교에 가서

물품을 반납하고 받아오고

미니오븐에 원소기호 키링도 구워오고

잠시 수다도 떠는 힐링의 시간을 마련해보려 한다.

귀가 기차 시간도 조금 빠르니 조치원 시장에서 밑반찬도 사가지고 들어오면 되겠다.

이렇게 중간고사라는 것은 학생에게는

고통만의 시간이겠지만

교수자에게는 문항 출제라는 어려움도 있지만

시간상으로는 조금의 쉼이라는 즐거움도 함께한다.

그러므로 이 땅의 학교 현업 종사자들이

중간고사 기간만이라도 조금은 웃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내일 웃을 예정이다.

오늘은 내일의 환한 웃음을 위해서

다양한 정리 활동을 하고 말이다.


이사와서 고양이 설이와 나의 안전을 위해서

대 헤드쪽의 보조등을 켜고 잤는데

어제 오랫만에 꺼보니 잠이 깊게 오는 듯 하여 다행이었고(우연일지도 모른다만)

월, 화요일 춥고 바빠서 꽃 사진도 못찍어서

브런치 대문 사진풀이 빈약하다.

어제 그린 꽃 그림으로 대신해본다

내 실력의 그림이 이쁜 꽃을 대신할 수는 절대 없다.

다양한 멋진 사진을 보내주는 후배가 지난 주에 많이

아파서 더더욱 대문 사진이 빈약했다.

이제 다 나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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