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사랑 5
코로나 19와 함께 한 파리올림픽
꼬박 1주일을 코로나 19 자가격리를 수행했다.
수행하기 싫어도 수행할 수 밖에 없게 아팠다.
영 먹지를 못해 기력이 없어 누워만 있었으니
법적으로 자가격리 기간이 없어졌다해도 있을때나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일주일간 수액맞으려 병원 두 번 가고
날파리가 생겨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마스크 끼고 분리수거장을 간 것 빼고는 집콕, 방콕, 침대콕이었다.
하루 지날 때마다 손톱만큼 나아지고 정신차리고 있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진다는 것뿐.
처음이나 두 번째나 코로나19는 무섭다. 아니다. 모든 질병이 다 무섭기만 하다.
다행히 방학 때에 아픈 것이니 마음이 덜 불편하다.
학기 중에 아파서 학교를 못나갈 정도가 되면 몸 못지않게 마음이 불편하다. (몇번 되지는 않았지만)
당일 수업을 뒤로 미룰수가 없는 것이니 누군가가 대신 들어가서 자습을 시켜야하는데
동료에게 추가 일이 부여되는 편이니 미안할 따름이다.
그러니 학기 중에 아프면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다.
자가격리 기간 동안이 올림픽 기간이다.
이번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확 줄어든 나를 보면서 놀란다.
사실 늙어가면서 점점 모든 것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늙어서인지, 가슴아프게도 내가 좋아라하는 구기종목이 거의 예선 탈락이어선지
원인은 알 수는 없지만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푹 줄어들었다.
나는 하나뿐인 아들을 낳고서도 병실에서 올림픽 중계를 되돌려보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을 대하는 자세를 보면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 싶다.
늙음과 질병이 이렇게 정신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거다.
그런데 내가 별 기대하지 않았던 올림픽에서 영웅들이 나타나고 있다.
약에 취해 몸이 아파 정신을 못 차리다가 가끔 핸드폰을 보면 새로운 영웅들이 탄생하기도 하고
기대주들이 그 높은 부담감을 극복하고 인생 드라마를 찍기도 한다.
그리고 다행히도 패배요정인 내가 관심을 갖지 못하는 상태라서여서 오히려 잘 된 것인지
정신없이 비몽사몽 자고 일어나면 메달이 뚝딱이다.
그리고 정신이 나는 짧은 시간에는 메달 경기 요약 영상을 봤다.
그리고 기운은 없지만 많은 박수를 보냈다.
오늘부터 내가 좋아하는 여자 골프 시합이 시작되는데
이번 올림픽 내내 그랬듯이 관심을 두지 않고 시청을 절대 안할 예정이다. 김효주 프로 화이팅!!
그나저나 무얼 먹어야 기운이 날까나?
영 먹고 싶은게 생각이 나질 않는다.
어제는 물냉면만 두 번 한 젓가락씩 먹었다.
이렇게도 먹을만한 것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니...
이렇게 나의 두 번째 코로나19 자가격리 기간 일주일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이번에는 코로나19 처방약도 40알이나 먹었다.(늙었다고 고위험군이라고 처방해주었다.)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코로나19와 함께 한 파리 올림픽 기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