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첫 주 수업 준비
개학 1주일을 남기고서야 체력이 조금은 회복된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학기 중 일요일과 같은 패턴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 슬슬 수업 준비를 해야지 하는 마음이 저절로 드는 것을 보니 천상 나는 교사이다.
그 사이 기력이 없었다고 해도 올해 과학고를 지원하는 학생 두 명의 교사 추천서를 정성껏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생태전환교육과 최소한의 성취기준 관련 워크숍 준비도 하였고
수업에서의 그래프 적용 사례에 대한 설문과 자료 정리도 하였으니
사실 마냥 교사로서의 삶을 놓아둔 것은 아니었다.
수업 준비를 하려면 가장 먼저 2학기 변경된 시간표를 확인하는 일이 필요하다.
현재 학교는 철저하게 학기당 마무리 시스템이다.
교육과정도, 성적도, 생기부도, 시간표도 모두 학기별로 별도의 체제가 운영된다.
갑자기 코로나 19로 떨어진 체력에 주당 19시간의 수업을 잘 해낼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3학년은 기말고사가 일찍이고(고입 내신성적 산출 기간이 정해져있다.)
그 때가 끝나고 나면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 기본 활동으로 운영되며
수업 내용이 그리 어렵지 않은 부분이라 그때까지만 버티면 그나마 괜찮을 것이라 나를 다독여본다.
3학년은 기상학의 마무리가 남아있고 이후 천문학 부분의 수업이 진행된다.
기상학 마무리는 전선과 태풍에 대한 이론적인 내용의 수업을 한 후
기상청 조별로 동일한 날자와 시간의 전국 각지역의 실시간자료를 수집 활동을 하고
그 자료를 시각화하는 방법 및 데이터 분석 및 기상안내자료 만들기 활동과
조별 발표하기 활동으로 마무리하게 된다.
따라서 개학 후 첫 시간은 올 여름 우리나라의 기상학적 특징을 찾아보고(다들 엄청 더웠다는 면에 집중할 것이라 생각되지만 습도, 강수량, 기압, 태풍 부분도 고려하라고 안내하겠다.)
전선과 태풍의 발생과정과 특징 및 재난 안전에 대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2학년은 동물과 에너지 단원에 들어가서 우리 몸에 대한 소화, 호흡, 순환, 배설 각 역할별 담당 기관과
그 과정을 과학적으로 배우게 된다.
꽤 학습 난이도가 높지만 우리 건강에 직결되는 중요한 단원이다.
첫 번째로는 소화기관에 대한 내용인데
음식물별 영양소와 포함된 영양소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을 먼저 배우게 된다.
수업 당일 급식식단을 분석하여 포함된 영양소를 파악하고
그것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 첫 시간이고
청소년기에 적합한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급식 메뉴짜는 것이 조별활동 첫 번째이다.
산출물은 물론 영양교사 선생님께 그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다.
그리고 영양소 분석 실험을 수행하는 것이 두 번째 시간이 된다.
그러므로 개학하면서 영양소 분석 실험에 대한 준비는 바로 이루어져야 한다.
과학실무사 선생님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바로 이런 이유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공사가 끝나고 과학실 환경이 제대로 정리되었는지 확인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번 주에 학교를 방문해봐야 하는 제일 중요한 이유이다.
개학해서 파악하면 첫 주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힘들다.
태생적 오지라퍼인 나는 늘상 개학전에 학교를 한번 방문하여 과학실 사전 점검을 실시했었다.
디지털 기기도 많이 활용하니 학교의 인터넷 시스템도 한번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젊은 선생님들에게 나처럼 그렇게 해야한다고 이야기할 수는 절대 없다.
다들 나름대로의 스타일이 있는 법이고
과학교과는 실험을 해야 해서 타 교과의 교실 수업과는 약간 다른 점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실험이 없는 타교과 수업은 재미없어서 못할 것 같다.
학생들과 실험을 하면서만 할 수 있는 티키타카가 과학 수업의 묘미이니 말이다.
그리고 그 실험 과정을 살펴보면 과학에 진심인 학생들을 금방 파악할 수 있게 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