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sns 활용법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소극적이지도 않은 만큼
겉으로 보기에는 극 E 같지만 실상은 극 I 이고
내향성이며 낯을 무척이나 가리는 본캐의 나는
sns 같은 것하고는 담을 쌓고 살아야 마땅한 스타일이다.
그런데 디지털기기를 활용하는 수업을 자주하고
강사초청 특강이나 연수를 자주 계획하는 나의 또 다른 부캐 모습에서 본다면
최신 정보를 얻거나 네트워킹을 하는데 sns 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물론 맛집 정보도 포함된다.
가장 처음 발을 담근 것은 페이스북이었다.
스마트 연수 등에 가면 그룹을 만들어 무언가를 같이 하고 산출물을 만들고 하는데
그 내용을 공유하고 기억하려면 그 당시에는 강사와 페이스북 친구를 맺는 것이 가장 수월한 방법이었다.
지금은 물론 만사형통 카카오톡이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때 페이스북은 무언가 특별한 집단의 우월성도 조금은 내포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원이 된 나의 페이스북은 연수나 강사 섭외 창구로 주로 사용되어 왔다.
오랫동안 업로드 내용을 살펴보다가 딱 맞는 사람이 있다 싶으면 연락을 해보는 방편으로 말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페이스북을 통한 수준 높은 강사님들과의 연결에 종종 성공하기도 했다.
나의 페친들은 특히 과학의 전 분야에서 내노라 하는 분들이 많다. 그 분은 나를 잘 모를지라도 말이다.
시간이 지나서 인스타그램의 시대가 찾아왔다.
페이스북보다는 접근이 편하고 카카오톡을 통한 연습에 익숙해져서인지
인스타그램은 점점 강도가 높아지는 자랑질로 도배가 되고 있고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일은 점점 커져서 그것으로 수입까지 얻는 세상이 되었다.
나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연동이 되어 있어서 한 곳에 내용을 올리면 두 곳에 모두 같이 올라가게 된다.
그런데 페이스북에서의 나와 인스타그램에서의 나를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내 나이또래 페친님들은 아직도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에서의 나는 철저히 전공을 알 수 없는 사람이다.
내가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은 꽃, 하늘, 구름, 달, 한강, 고양이와 가끔은 맛난 먹거리 사진이다.
그리고 그런 나의 사진에 좋아요를 눌러주는 소수의 사람들은 대부분 잘 아는 사람이거나(학생들이 나를 찾아아낸 경우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거나 둘 중의 하나이다.
올 초부터는 Threads 의 색다른 매력을 맛보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글을 쓰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은 글을 쓰기에는 적당하지 않았다.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곳이어서 익명성에 기대어 이곳에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을 수 있다.
반말로 글을 쓰는 것이 이곳의 특징인데
나에게는 사진보다는 세 줄 이내의 짧은 글을 쓰는 곳으로 활용된다.
그리고 그 글을 쓰는 시간은 대부분 출근길 지하철에 운좋게 앉았을 때이다.
누가 그러라고 알려주거나 강요한 사람은 없지만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Threads 의 글을 보면 내 무의식의 흐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 하다.
날씨에서 지하철에서의 특이 상황이었다가 최강야구였다가 새로운 하루가 주는 기대감이나 압박감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그리고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나와 비슷한 생각의 글이나 사진에 하트를 눌러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언젠가 내가 쓴 글에 이렇게 쓰여 있는 것을 찾았다.
<페이스북에는 지하철이나 일상생활에서 가끔 느낀 불편함을
인스타그램에는 나이든 티를 팍팍 내는 사진들을
Threads 에는 이것 저것 왔다 갔다하는 짧은 호흡의 주절거림을
그리고 브런치에는 모든 것의 종합편을 올린다.>
당분간 이런 시스템은 유지가 될 듯 한데
이 정도면 적극적이지도 소극적이지도 않은 딱 중간 지점이 아닐런지.
그렇지만 어느 것이든 좋아요나 하트를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라이킷수가 10을 넘어가면 기쁘다.
소소한 행복감이 든다.
사람 다 똑 같다.
그래서 sns 에 빠져드는것일수도 있다.
너무 깊이 빠져들지는 말자고 다짐해본다.
그래도 라이킷수가 20이 넘어가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건지는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