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살 달래고 얼러보기
발이 큰 것이 창피할 때가 있었다. 발까지 통통했던 그 시절.
엄마를 닮아 엄지발가락 옆이 심하게 튀어나왔고
아버지를 닮아 심한 내성 발톱으로
조금만 신경을 쓰지 않으면 발톱이 살을 파고들었다.
이래저래 큰 신발을 끌고 다녔다.
하이힐은 신어본 적도 없었다.
그래도 산책이 취미일 정도로 많이 걸어다니고 운동을 하는데는 어려움이 없었는데
6개월 전부터 오른쪽 넷째와 새끼 발가락 사이에 티눈이 생기기 시작했다.
밴드를 붙이고 티눈약과 연고를 바르고 하면
조금 나아지다가 얼마 뒤면 다시 그 자리에 존재감을 드러내었다.
오른쪽 발가락이 아프면 슬며시 힘을 빼게 되고
그러면 반대쪽 왼쪽 무릎에 하중이 실려 아프게 되고
결국은 전체적인 걸음걸이가 무너져가기 시작했다.
병원을 가야했다.
외과에 물어보면 피부과를 가라하고
피부과에 연락하면 우리는 티눈은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어렵게 찾아간 피부과 의사는 발가락 변형이 원인이므로
냉동 치료나 레이저 시술을 해도 다시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이미 꽤 뿌리가 깊어졌다고 시술을 강력하게 권하지는 않았다.
할 수 없다.
티눈을 달래면서 공생하는 방법을 일단 선택해보기로 했다.
퇴근 후 발을 십분 정도 욕조에 담근 후
티눈약을 바르고 티눈 밴드로 정성껏 감싸주었다.
이틀이 지났더니 정성을 알아주는 듯 통증이 줄어들었지만
이것이 다 나은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안다.
아마도 티눈뿐 아니라 내 몸속의 약한 부분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이
나의 면역력이 낮아지기만을 호시탐탐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늙어도 기초체력과 면역력을 유지하는 방법의 기본은 잘 먹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늙지 않는 혼밥 레시피를 기록하는 이유 중 한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