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혼밥 요리사의 비밀 레시피 11

by 태생적 오지라퍼

오늘 아침은 특식을 준비했다.

아들이 출장 가서 도시락을 안싸도 되니 기회다 싶어서

요즈음 인스타에서 핫한 S 카페의 소금빵 3종 세트를 먹어보고자 계획했었다.

커피가 메인인 업소에서 빵은 결코 주력 상품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한 번은 먹어보리라 싶었고 오늘이 바로 그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사한 봄을 의미한다는 원두를 하나 사서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고

3가지 형태의 소금빵 세트를 조금씩 잘라서 동료들과 나누어 먹었다.

맛이 뛰어나지는 않았으나 오늘은 그냥 무언가를 사가지고 가서 나누고 싶었다.

작년 성과급 결과를 어제 퇴근 후 알게 되었다.

교사의 성과를 세가지 등급으로 나눈다는 것부터가 어려운 일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인데 어떻게 나눌 것인가?

기업에서의 성과급과 교사의 성과급은 출발이 다르다.

성과를 많이 내서 열외로 추가로 기쁘게 보너스로 받는 성과급인게 아니고

교사의 성과급은 그것을 위해서 평소에 월급을 그만큼 적게 받아

성과급이라는 명목으로 그 몫을 나눈다는 점이 다르다. 연금처럼 말이다.

그래서 성과급 시기쯤에는 무언가 마음이 편치 않을 동료들과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싶었다.

나누어 먹기에는 딱 좋았던 커피와 소금빵이었다.


퇴근 후에는 대학시절에 즐겨먹던 주먹밥과 냉면을 먹었다.

어차피 혼밥으로 저녁을 먹어야 하는 같은 처지인 후배와 함께

(그때 그 시절보다는 맛도 식당의 위세도 아쉽게 약해졌다.)

코로나 이후로 죽어가는 대학 상권을 살린다는 명목으로

약간의 금전을 소비하고

(집에 있는 것과 차이도 별로 없어 보이는 누가봐도 각자의 취향 그대로인 옷을 샀다.)

서로에게 부여된 미션을 해결했다고 자부하면서

(오래된 관계란 이렇게 마냥 편한 것일게다.)

밥을 먹고 꼭 커피를 마셔야 하는 관계는 오래된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낀 후

나의 고양이가 혼자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주방에 발걸음을 하지 않은 흔치 않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