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가는 길
2월 대구 출장이후 다시 서울역이다.
친한 후배와 또 친한 후배를 만나러 간다.
나를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준 사람들이다. 고맙다.
주말 오전의 서울역은 부산스럽기 그지없다.
오늘은 외국분들도 많이 보이고
커다란 짐을 가진 사람들이 엄청 많다.
저리 큰 짐은 적어도 내 기준으로는
한달살기 수준이다.
조금 일찍 만나서 간단히 커피랑 빵을 먹고 가자했는데
유명 브랜드 커피숍에는 사람이 넘쳐난다.
요새 내 눈에 들어온 옛날 그 빵집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가끔 선물용 포장만 몇 명이 사러올 뿐.
옛날 내 기억속의 이 빵집은 당대의 멋쟁이들로 꽉찼었는데.
요새말로 핫플이었고
인플루언서들의 집합소였고
최고의 이벤트 선물이었는데
세월이 참으로 많이 흘렀다.
스콘과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브런치를 살펴보니(아메리카노가 연해서 딱 내 스타일이다. 스콘도 달지않고)
어제 쓴 <고양이 설이>글 때문인지 조회수가 남다르다.
더 이쁘고 똘똘하고 창의적인 설이를 잘 묘사하지못해 안타깝다.
이번 부산행의 목표는 물론 힐링이다만
나는 부산 과학 캠프나 교사 연수 답사라고 부제를 붙인다.
먼저 갔다온 경험이 나중에 쓰이게 될때가 가끔은 있더라.
그러니 무엇이든 어떤 일이든 이 세상에 공짜는 없는법이다.
아버지의 고향.
할아버지와 할머니.
나에게 늘 친절하셨던 고모와 고모부가 누워 계신곳.
고개숙인 인사 한번이겠지만
모두들 좋아하시리라.
(절대 어제 슬쩍슬쩍 본 폭싹 드라마 때문은 아니다.
눈물날까봐 시청을 피하는 중인데 아들 녀석이 보더라.)
그리고 오랫만에 지인과 저녁 약속도 해두었으니
버킷리스트 해결의 의미도 있다.
그리고 부산 바다를 열심히 보다가 오면
1박 2일의 짧은 나들이로는 충분할것이다.
나는 동대구역까지가 한계인듯하다.
그 이상은 엉덩이도 아프고 입도 심심하다.
그래서 부산은 비행기타는게 나은거구나.
시간대비 가격대비.
또 한 수 배웠다.
(후배가 좋아라하는 호텔 수영장은
나의 미세한 목감기 증상으로 피하는 것이 좋을듯 하다.
후배는 혼자하는 수영을 더 좋아라할것이다. 아마도. 평생 안하던 수영을 굳이 해서 즐거운 여행길에 긁어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있겠는가?
그냥 그곳에서의 바다뷰 사진이나 찍자.
그러기에는 숙소가 너무 고급이기는 하다만.
나에게는 필살기 바닷가 산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