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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의 추억 첫번째

고모와 고모부. 고맙습니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정말 운좋게도 어제 오랫만에 만난 지인이

고모와 고모부가 잠들어 계신 공원묘지에

본인의 부모님도 계신다면서 나를 기꺼이 그곳으로 데려다주었다.

너무도 고맙다.

소주를 각 1병씩 사서

매점 옆 역세권에 계신 지인의 부모님도 뵙고

가장 높은 산꼭대기 뷰를 자랑하는

고모와 고모부를 뵙고 왔다.

감사했던 일들이 스쳐간다.


고모가 나에게 처음 알려준 것들.

대학 입학후 내려온 나에게 첫번째 회를 맛보게 해주셨고(잘 못먹는 나를 보고 혀를 끌끌차셨다만)

또 언젠가 놀러온 해에는

호텔 뷔페를 데려가 주셨고

(음식 가짓수에 놀랐지만 안 놀란척 했다.)

용두산 공원 전망대에 데려다 주셨다.

(그날 새로산 운동화를 잊어버린 사촌 오빠가 엄청 혼났다.)

그리고 나의 박사졸업식에 참석해서 칭찬해주셨고

아들 녀석을 출산했을때 장하다고 어깨를 두드려주셨다.


고모부는 아들 녀석에게 예방 주사를 아프지않게 놓아주셨었고(그때만해도 건강하셨었는데)

우리를 보고 항상 호탕하게 웃어주셨었고

방학때마다 내려와서 귀찮게 병원 놀이를 하는 우리를 한번도 혼내지않으셨었고

영락교회 근처를 뛰어다니며 함께 놀고

나에게 다 찌그러진 냄비에 비벼먹는 당면과

부산 특유의 밀면 맛을 알려주었던

고종사촌들은 명절마다 아버지를 찾아오는 예를 다해주었다.

각 하나 뿐인 오빠와 여동생 사이는 엄마가 시샘할 정도로 각별해서

(엄마와 아버지 그리고 혼자되신 고모 이렇게 세분이 같이 가셨던 크루즈여행 사진이 오랫동안 안방벽에 걸려있었다.)

오빠를 위한 맛난 음식을 매년 보내주셨던

큰 손과 맛난 음식 솜씨를 지닌 고모셨다.

아버지는 가실때까지도 종종

동생이 보고싶다

내 고향 부산에 가고싶다 노래를 부르셨었다.


그 고모가 가신 날.

나는 두번째 코로나19로 고생하던 때였고

(두번째라고 덜 아픈게 아니더라)

그 이후로 이번 부산행이 처음이라

고모를 뵙고 갈수 있기를 막연하게 희망은 했었지만

지인 덕분에 그 임무를 완수하였으니

늦은 인사나마 다행이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두 번 큰 절을 올렸다.

고모 그리고 한참 일찍 가신 고모부.

그곳에서 울 아버지와 어머니 만나셨나요?

다들 잘 계시죠?

그러리라 믿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나의 시절을 함께 해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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