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첫번쩨 연구 의뢰가 들어왔다.
3월부터 백수가 되었다. 그리고는 아무런 준비는 없었지만 덜컥 개인사업자 등록을 했다.
국세청에서 온라인으로 기록하라는 것을 기록했더니 어렵지 않게 사업자 등록이 되더라.
멋지게 명함까지는 만들었으나 그러면 뭐하냐.
가만 있어도 일이 들어올만큼 내가 유명한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명함 돌리기를 나설 그럴 깜냥도 아니다.
교육에 관한 모든 것을 컨설팅이나 논의가 가능하다고 하였으나
세분화된 영역이 아니라는 점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나는 범위를 넓혀놓는 것이 더 쓸모가 있으리라 생각했다만.
내가 경험하고 알고 있는 것을 잘 활용할 기회를 얻고 싶을 뿐인데 쉽지는 않다.
대학의 박사급 연구원 채용 공고는 지원하는 족족 탈락중이다.
아무래도 엄청난 나이와 딱 맞는 전공이 아니라는 점이 주 탈락 원인인 듯 하고
대학교의 계약제 자리도 이미 하고 있던 사람들을 다시 뽑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점도 작용하는 듯 하다.
중고등학교 기간제 자리와도 비슷하다.
현재 하던 사람이 잘하고 있으면 그 사람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는 셈이다.
계약직이라 고용의 안정성 확보가 안된다는 점이 불안해서 그렇지 잘만하면 계약이 오래 유지 될 수 있다.
나는 박사 학휘를 막 취득하고 아직 마땅한 자리를 못구하고 있는 신진 연구 인력의 자리를 빼앗을 생각은
1도 없다. 그렇게 되지도 않겠지만...
그들이 아무도 원하지 않는 그런 자리라면 메꾸어줄 생각이 있을 뿐이다.
3월은 주말에 미리 약속되어 있던 영재원 특강 2회와 두 기관의 컨설팅과 줌회의 4번을 진행했다만
그 중에서 컨설팅과 줌회의는 무료였다.
개인적인 질문을 주는 것도 물론 다 무료이다.
늘상 그랬던 것처럼.
수다를 떨 공식적인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세금을 제외한 수입 총액은 582,000원.
4월은 영재원 특강 1회, 교육청 평가회의 3회, 교육청 강의 1회, 줌회의는 4회 예정이다.
머리를 녹슬지 않게 해주고 예전 생각도 부쩍 나게 해주는 댓가인 수입 총액은 약 830,000원 정도라고 예상된다.
그런데 4월에 일한 수당이 꼭 4월에 입금된다는 보장은 없다. 한달 안에 들어오면 다행이다.
연금을 받지 않는다면 최저 생활도 유지하지 못할 수입이다.
이땅의 자영업자들이여,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새로이 무언가를 시작하신 분들이여.
캄캄한 앞날을 어찌 개척해나가실 것인가? 쉽지 않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5월 계획을 세워본다.
5월은 주말 영재원 특강이 매주 있고 교육청 평가회의 2회 정도가 예정되어 있어 수입 총액은 처음으로
100만원을 넘을 것도 같은데
오늘 드디어 의미 있는 연구 의뢰가 들어왔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준비하고 있는 에코스쿨 관련 연구 용역의 연구자로 합류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은 것이다.
가슴이 설렌다. 신이 난다. 관심 분야이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이다.
아무리 수다가 고프다고 해도 매번 봉사활동으로만 일이 주어지는 것은 김이 빠진다.
일에 상응하는 수당이 주어져야 마땅하다.
그래야 더 열심히 하고 더 새로운 것도 찾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강의 그 다음이 연구이다.
5월부터는 연구다운 연구가 시작된다 생각하니 힘이 솟구친다.
나도 이제 연구비 받고 연구 하나 진행한다.
교육청 연구비라 많이 주지도 않을것이지만.
살아있는 것을, 퇴보하지 않는 것을 수시로 확인받을 수 있겠다. 룰루랄라.
또 하나 신나는 일이 있다.
티켓팅에 실패했던 일요일 불꽃야구 직관을
금손 지인의 힘으로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도 아주 멋진 좌석으로. 내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티켓값은 드려야하는 것이지만 언제 내가
또 가보겠나 싶어서 기쁘기만 하다.
작년 패배의 아픔을 산뜻하게 이기는 것으로 되갚아주기만을 바랄뿐이다. 동국대 기다려라.
선약이었던 두 분과의 아차산 산책은 한 주일 뒤로 미루는 것으로 기꺼이 사전 양해를 받았다.
감사하니 그 날 점심은 신나게 내가 사야겠다.
이제 비도 그쳐가고 연구 용역 전화도 받고
직관 티켓과 일정 정리도 끝내고 나니
하루 종일 우울했던 마음이 급변하고 있다.
어제 항암주사를 맞은 남편은 주말까지의 반찬을 챙겨서 내려갔고
(손가락, 발가락이 춥고 갈라지는 증상빼고는 버틸만하다 한다. 다행인데 걱정은 늘어만간다.)
아들 녀석은 내일부터 주말까지 지방 출장이다.
내일은 아침 일찍 오래 전 학교에서 친하게 지냈던 옛 친구를 만나러 간다.
얼굴 보는 것은 10년쯤 되는 듯 하다.
몹시도 즐거운 수다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선물로 차와 커피를 사두었다.
오늘 하루 컨디션 난조와 비 핑계를 대고 푹 쉬었으니 내일부터는 바쁘게 살아보려한다.
연구 용역 관련 자료도 수집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