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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년만의 청량리역

추억 돋는 길

by 태생적 오지라퍼

아침 일찍 기차를 타러 나섰다.

30대 초반에 모 중학교 과학부에 함께했던 3총사 모임이다. 써 30년 전 만남이다.

가장 먼저 명예퇴직을 하고 단양으로 내려간 천하무적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청량리역도 백만년 만이다.

대학 시절 MT를 갈때는 무조건 여기서 탑승이었는데

그 뒤로는 춘천행 기차타러 두어번 왔었던것 같고

그것이 내 기억의 끝이다.

버스에서 내려보니 깨끗한 번화가가 있어

어리둥절 한 바퀴 돌았다.

(흡사 서울에 막 상경한 모습이다.)

이전 기억으로는 노숙자들과 쓰레기가 많았었는데

내 기억을 이제 믿을수는 없다.

용산역이나 서울역보다는 약간 한가해보였다.


단양행 기차는 여러 곳을 지나간다.

양평, 용문, 지평은 하루코스로 다녀오기 딱 좋은 곳이다.

강도 있고 맛집도 있고 유명 막걸리도 있다.

원주는 내가 좋아라하는 뮤지엄산과

오크밸리 리조트가 있다.

골프도 스키도 별보기도 가능한 곳이다.

제천은 한때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지인들이 있어서

여행을 가끔 다녔던 곳이다.

고즈넉한 산세와 지형이 딱 휴양지이다.

그래서 옛날 고리고리적에는 유배지였을게다.


오늘의 목적지 단양은 지질학 답사 장소로 몇번 방문한 적이 있다.

대학교때 한번, 교사가 되어서 세번.

그런데 기억나는것은 무덥고 엄청 걸었다는 기억뿐.

아마도 석회암동굴인 고수동굴을 봤을 것인데

암벽들에 만들어진 절리와 단층 습곡을 봤을텐데

뚜렷한 기억은 없다.

오늘 새로운 단양의 추억을 새기고 올 예정이다.

그 이후 기차가 지나가는 역인

의성에는 첫사랑과의 추억이 있긴하고

풍기는 시원하고 몸에 들러붙지않는 인견이 유명하

안동은 가봤는지 아닌지 기억이 불분명하지만

고등어를 먹어봤으니 친근감이 들고

경주는 수학여행 및 기타 여행으로 몇번 다녀왔다.

아마도 전 국민이 한번쯤은 가본 곳 아닐까?

멋진 전시관이 새로 오픈했다니 방문 희망지이긴 하다.


이 기차는 해운대와 기장을 거쳐서 결국 부산의 부전역이 종착역이다.

새 기차라 기분이 상쾌하고

커피와 카야토스트가 제법 맛났고

함께 가는 공주선생님(어렸던 아들 녀석이 지어준 별명이다.)과의 옛이야기가 신기한 아침.

평일 기차 여행이라니.

나 퇴직한거 진짜 맞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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