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백화점 선호도 변화

백화점 구경인가 맛집 탐방인가

by 태생적 오지라퍼

퇴직 후 산책의 1/3의 비율은 백화점 방문인 듯 하다.

나머지는 물론 집 주변 혹은 특별한 동네 산책이고.

특히 날씨가 춥거나 비가 오거나 나쁜 경우에는(앞으로 엄청 더운 날도 해당될 것 같다.)

더더욱 백화점 아이쇼핑의 빈도수가 늘어날 것 같다.


내 기억속의 첫 번째 백화점은 화신백화점이다.(신신백화점이었을 수도 있다.)

종로 2가쯤에 있던 곳이다.

어머니 손을 붙잡고 백화점을 갔었던 것도 같은데

기억이 나지는 않고

당시 마장동에 위치했던 적십자회관에 학교별 단장 회의를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러서 비빔밥을 먹던 곳이었다.(한번 글에 적었었다.)

사실 비빔밥은 지금 내가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메뉴인데 그때는 왜 비빔밥을 먹었을까나?

아마 가격이 싸고 푸짐해서 였으리라고 추론해본다.

지금은 너무 양이 많아서 피하는 메뉴이다.

그때의 장점이 지금의 단점이 된 셈이다.


그 뒤로 언젠가부터인지 명동과 을지로 입구에

롯데, 미도파, 신세계 백화점이 생겨서

서로의 위상을 뽐내고 사치의 메카로 자리 잡았었다.

특별한 경우에만 백화점 쇼핑이 가능했다.

물론 가끔 가서는 눈요기와 아이쇼핑만 했을 뿐.

그곳에서도 롯데 백화점이 앞서 나갔던 것 같은데

(나의 기준이었을 수 있다.)

대학 졸업식이면서 교사 발령일을 맞아 큰맘 먹고 엄마가 정장 한 벌을 사주셨던 기억이 아슴푸레하다.

그리고는 결혼을 앞두고 시계와 그릇을 샀었던가 싶고

대학원 졸업식등의 가족 행사때 식사를 하는 장소로 종종 쓰임새가 있었다.

한 블록쯤 걸어가야하는 미도파와 신세계 백화점은 상대적으로 방문 횟수가 적었었다.


그 후로는 영등포역에 롯데백화점이

얼마 뒤에는 구로역에 애경백화점이 생겼다.

아들 녀석 옷이나 물품을 사러 많이 들렀던 것 같다.

내 것은 차마 살 엄두를 못냈으나 아들 녀석 것을 선뜻 사는데는 호기로웠다.

남편이 아들 녀석을 모델 시킬거냐고 빈정 댈 정도였다.

그리고 또 한참 뒤 오목교역에 현대백화점이 생겨서

한참동안은 나의 산책 코스이자 아이쇼핑 코스이며 먹방의 핫플로 등극하게 되었다.

지금도 제일 마음 편한 곳을 고르자면 오목교역 현대백화점이다만

이사로 인해서 거리가 멀어지니 방문의 기회가 잦지는 않다.

신용산역에 살때는 길만 건너면 아아파크몰이 있었는데 식당만 이용했을 뿐 쇼핑을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배치가 눈에 들어오는 느낌이 아니었다. 아니다.

이미 물욕이 사라지기 시작할 나이였을지도 모른다.


요즈음 산책 겸 방문하는 백화점은

걸어서 가는 것이 가능한 건대입구역의

롯데 백화점과(주로 구경만 하고 구입은 옆집인 이마트를 활용한다.)

지하철 한번으로 방문 가능한 고속터미널역의

신세계 백화점이다.

한 번의 방문으로 고속터미널 지하상가 옷집에서 패션의 흐름도 익히고(흐름을 익혀봤자 옷을 사지 않는다만. 예전에는 온누리상품권 사용을 위해서 목적을 가지고 방문하기도 했었다.)

꽃상가에서 다양한 꽃구경과 꽃내음을 맡기도 하고(오늘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사람도 꽃도 대박이더라.)

신세대 디지털기기로 확 탈바꿈한 고속버스 터미널도 살펴보고(사실 멀미 이슈로 고속버스를 타고 어디를 놀러 간 기억은 별로 없다. )

마지막으로 단골 푸드 코트를 돌면서 오늘의 먹거리를 픽해서 돌아왔다.(묵은지 김밥 작은 것과 아보카도 닭가슴살 샐러드가 당첨되었다. 누가 보면 다이어트하는 줄 알 것이다.)

가끔은 삼성역이나 천호역의 현대백화점도 들른다.

백화점 카드 5% 할인의 유혹때문이다.

의도치는 않았지만 어제는 명동의 신세계백화점을, 오늘은 고속터미널의 신세계백화점을 다녀왔으니

그리고 먹거리 배송은 이마트를 주로 활용하니 VIP인 셈인가?


나의 산책 관찰 결과에 따르면 요즈음 백화점 리모델링의 대세는 식물친화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예산 때문인지 인력 부족 때문인지 조화를 구비해 놓은 곳이 있다.

퀄리티는 모두 다르겠지만 조화를 둘 바에는 안 두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생화가 주는 그런 느낌을 절대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최첨단 백화점에서 느끼는 아날로그적인 식물의 휴식감.

그것을 의도하는 인테리어일텐데 조화는 그런 마음을 절대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최선 아니면 차선을 보통은 선택하지만

최선을 못할 바에는 아예 안하는 것이 더 나은 경우도 가끔은 있다.

백화점은 대부분 비싸고 고급이다.

그렇지만 계획적으로 구매하면 더 유리한 경우도 있다.

가전이나 가구는 배송의 문제와 구입후 받는 상품권을 고려하면 백화점을 추천한다.

이제 나는 물욕은 사라지고 구경하는 것에만 만족하나 단 하나 남은 것이 있다면 식욕이다.

괜찮다. 식욕이 사라지면 갈 때가 된 것이랬다.

지금 이 글은 서촌 맛집 탐방 유튜브를 보면서 작성중이다.

묵은지 김밥은 깔끔했고

아보카도 닭가슴살 샐러드에서는 닭가슴살만 먹었는데 양념이 약간은 느끼하다.

다음에는 구입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한다.


(사진은 어제 이른 저녁의 평양냉면과 빈대떡 사진이다. 비냉이 더 나았고 빈대떡은 옛맛 그대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명동 뷰 맛집이었다. 재방문 의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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