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를 정하는 일이 가장 힘든 일이다.

6월의 제주를 준비하며...

by 태생적 오지라퍼

마일리지 좌석이 열렸다는 문자에 홀린 듯이 6월의 제주행 비행기표를 예약하고나니

3월처럼 혼자가는 제주 여행을 하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이 드는거다.

이유는 모르겠다. 3월의 제주가 그리 나빴던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또다시 자연스럽게 제주행을 담은 유튜브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동행을 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있을까?

퇴직한 지인들 중에서

누구는 친정어머님 병간호로

누구는 그 시기에 선약이

또 누군가는 같이 가본 적이 없는데

마음이 편할까 지레 걱정되기도 한다.

물론 물어보지도 않았다.

여행의 동행이란 같은 방에서의 잠이라니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는 막내 동생에게 종강 날자를 물어봤고

(마침 내가 예약한 날자가 종강 이후라고 한다. 대학교는 정말 한 학기가 훅 지나간다.)

같이 가지 않겠냐고 의사를 슬쩍 물어봤다.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공부를 하러 떠나야 하는 조카도 가급적 함께면 좋겠다고 했다.

언제 다시 같이 제주 여행을 할 수 있겠나 싶어서였다.

지금 아파서 누워있는 동생과도 제주와 일본 여행을 함께 한 것이 그나마 위안으로 남아있는 것처럼 말이다.

3년쯤 뒤 조카 녀석의 대학 졸업식에 어바인을 동생과 함께 방문하고 싶은 것은 나의 희망일 뿐

아무것도 장담하지 못한다.

이 세상에 당연한 일은 하나도 없다.

웬일로 집순이인 막내동생도 조카도 좋다고 한다.

신난다.

6월의 제주를 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니 말이다.


그리고는 차량 렌탈과 숙소 결정은 시간이 많은

내가 맡아하겠다고 큰 소리 쳤는데

숙소 결정이 그리 어려운 일인지 새삼스럽게 느끼는 어제와 오늘이다.

혼자 갈때는 고민거리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일단 성인 남자 1명에 여자 2명이다.

호텔을 얻으면 2개의 객실이 필요한데

그러려먼 그냥 독채 스테이를 알아보는 것이 낫겠다 생각했다.

더 많은 대화도 그렇고 비즈니스 호텔방에서는 휴대폰 보다가 끝나는 듯 해서이다.


독채 스테이를 찾아보면서 어려움에 봉착한 첫 번째 이유는 대부분 2인 연인 혹은 부부를 위한 디자인이 대부분이고

3인 이상의 인원이 가능한 곳은 가격이 꽤 비싸다는 점이었다.

2일이니 곱하기 2가 되는데 훌쩍 50만원이 넘는다.

조카를 위한 선물이니 그것은 그래도 괜찮다고 치기로 했다.

그런데 다음으로 침구 2개 이상, 화장실 2개인 곳을 찾는데 그리 많지는 않다.

침실이 2개인 곳은 있는데 화장실 2개인 곳은 많지 않다.

왜 그런가하고 살펴봤더니 자쿠지 때문인 듯 하다.

실내에 자쿠지를 하나 만들어 놓으니 욕실 하나의 공간이 없어질 수 밖에...

자쿠지가 없는 스테이는 모두 원룸 스타일인데

그곳은 3인이 같이 하기에는 조금 비좁다.

2년 전인가 2월에 자쿠지에 들어가봤는데 대부분 제주의 특색을 살린다고 현무암으로 만들어놓은 자쿠지는 뜨거운 물을 받아놓아도 금방 물이 식어서 추위를 느꼈었다.

나도 막내 동생도 추운 것을 싫어하고

조카 앞에서 수영복 입고 자쿠지에 들어가는 것도

살짝 민망한데

자쿠지가 없는 곳이 없다.


유튜브 영상을 보니 스테이에서는 주로 저녁이나 야식을 배달시켜 먹던데(회도 배달로 먹더라.)

사실 우리는 저녁은 간단하게 그리고 아침을 든든하게 먹는 것을 희망한다.

그리고 제주에 까지 가서 굳이 배달 음식을 먹고 싶은 생각도 없다.

대신 아침 해장국을 먹을 이유도 없다.

술을 먹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니 차라리 숙소에서 맛갈나고 제주스러운 조식을 제공해주면 참 좋겠는데 그런 곳은 몇 곳 없더라.

한곳이 있긴한데 2년전에 간 그곳이다.

많고 많은 독채 스테이 중에 한 번 갔던 곳을

또 갈 필요가 있나 싶은데

조식때문에 살짝 끌리기는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독채 스테이들은 대부분

큰 도로에서 깊숙이 들어간 곳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조용하고 뷰 좋고 독립성 확보를 위해서라는 점은 이해하겠으나

제주는 해가 지고나면 도로변 라이트가 많지 않아서 운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막내 동생과 다양한 주제로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좋아하는 숙소의 스타일이 어떤 형태인지는 도통 모르겠다는 점이 가장 문제이다.

미드 센추리 스타일의 다소 차가운 메탈 느낌의 숙소를 선호하는지 아니면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패브릭 소품이 포인트로 여진 숙소를 좋아라하는지 아니면

제주 고유의 토속적인 느낌을 가진 레트로 돌담 숙소를 좋아라하는지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거다.

할 수 없다. 몇 개의 후보군을 정하고 물어볼 수 밖에 없겠다.

그래서 소통과 대화가 중요한 것일게다.

아무리 동생이라도 타인의 취향을 완벽하게 꿰뜷는 일은 불가능한 것이다.


야호 6월에도 제주에 가는 일이 나에게도 찾아온다.

1,2,3,4,5월 그리고 8, 11월의 제주를 방문해보았다.

6월 제주를 보내고 나면 7,9,10,12월의 제주가 남게 된다.

언젠가는 월별 제주 방문 스탬프를 완성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서귀포 지역은 안가고 남겨둘까 한다.

짧은 기간이기도 하고 나의 운전 실력과 피로도를 고려한 것이다.

서귀포는 조금 오랫동안 기간을 잡아 돌아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일단 동생과 조카에게 꼭 가보고 싶은 곳과 먹고 싶은 것 그리고 숙소 형태를 물어보고

예약은 다음 주에 신중하게 결정하겠다.

내 생애 가장 오랫동안 고민중인 숙소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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