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퇴근 길에 무 한 개를 샀다.
소고기 무국을 먹고 싶어 샀는데 무국을 끓이는 데는 1/5만 쓰였다.
한 끼 맛있게 조금씩만 음식을 해먹는 스타일이다. (매번 맛있게 되지는 않는다. 솔직히)
다음 날 산 배추 한 통은 1/10만 배춧국을 끓이는데 넣었다.
이렇게 남은 배추와 무로 간단하게 겉절이를 담았다.
지금 시기쯤이면 묵은지나 김장 김치가 똑 떨어질 때이다.
나도 겨울 내 배추 김장 김치(지인이 담아준 것이다. 나는 이렇게 대량으로 김치를 담지 않는다.)를 먹다가
이제는 묵은지 냄새가 나는 깍두기만 남았었고 살짝 지쳐가고 있는 중이다.
지금쯤 먹는 상큼한 겉절이는 입맛을 돋구어준다. 잘 어울리는 고기를 사서 구어야 할 것만 같다.
이래서 소비가 또다른 소비를 부르게 되는 법인가 보다.
그래도 아직도 무 1/3이 남았다.
오늘은 그 무를 다 소비하기 위해서 동태찜을 했다.(동태는 냉동실에 남아있던 것이다.)
남은 무를 바닥에 깔고 동태 네 도막을 올리고 마늘 다진 것과 파를 잔뜩 넣어서
잔불로 자작자작하게 동태찜을 만들었다.
이번 것은 물의 양이 적당하여 꽤 맛났고 드디어 무 한 개를 다 소비했다는 것이 기쁘기만 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아들 녀석이 잘 졸여진 무만 골라 먹은 것이다.(하긴 나도 그랬다. 아들 녀석에게 들키지 않으려 노력했을 뿐)
이제 남은 동태는 어찌할 것인가? 아무리 조금씩만 음식을 해도 잔반은 남는다.
다른 집들은 남은 반찬을 어떻게 할까나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
물론 다음 번에도 조금은 먹긴 한다. 나도...
그러나 첫 날 그때처럼 맛있게 먹어지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