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가면...

배우고 느끼는 점이 많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어제는 의도치않게 극과 극 체험 및 비교 연구를 진행했다.

주제는 내가 좋아라하는 실생활 밀접형이다.

점심에는 백화점 식품코너를 늦은 저녁에는 전통시장 나들이를 했다.

같은 날 오전과 오후에 돌았으니

그리고 배가 적당하게 부른 상태에서 돌아보았기때문에

적어도 식재료 부분에 대한 비교 연구의 변인통제는 그나마 신뢰성있다고 생각된다.


먼저 동생 부부와의 점심을 푸짐하게 먹고 돌았던 백화점 지하 식품코너이다.

항상 반짝반짝하고 물품의 청결성은 물론이고

같은 물품이라도 가장 반짝반짝해보이게 전시해놓은 마케팅 효과의 최고봉이다.

집까지 거리가 조금은 있는 백화점이어서

게다가 날씨가 덥고 지하철을 타야하니

들고가다가 상할 염려가 있는 것들은

구매에서 제외한다.

그리고 다음 주 금요일 남편이 올때까지는 다시 거의 혼밥 모드 예정이라

딱히 많은 식재료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부른 배를 가지고 한 바퀴 돌아볼 예정으로 들어섰다.

비상용 식재료인

베이컨, 비엔나 소시지, 유부, 나또를 샀고

제일 기쁜 맘으로 선뜻 집어든 것은 올해

첫 호박잎이었다.

집에 가면 상추, 고수, 깻잎이 있는데도 아무 생각없이 집어들었다는 것은

내 마음 속에 호박잎쌈이 자리잡은 지분이 확고하다는 뜻이다.


이른 저녁 전통시장쪽 산책을 하겠다는 것은

산책 5분전까지도 계획하지 않았던 일이다.

점심 먹은 배가 아직도 부르고 딱히 할 일은 없으니

프로산책러가 출동을 해볼까하고 나선 길이었다.

요즈음의 날씨는 내 수준에 산책하기에 가장 좋은 상태이다.

적당히 따뜻하고 살살 바람이 불어준다.

그리고 문득 생각해보니

요새 그림을 하나도 안그렸고

전통시장 나들이를 안했던 것 같다.

마음이 평온하지 않다는 증거일 수 있다.

마음이 힘들때는 전통시장 한바퀴 나들이를 추천한다.

열심히 정말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조금의 위안을 받게 된다.

그래서 그 시장을 돌고 나올때는 발걸음에 힘이 조금은 생기게 된다.

놀라운 것은 백화점에서 4,800원 정도에 샀던 호박잎 묶음이

전통시장에서는 2,500원 정도라는 점(저녁에 이곳에 올 줄 알았다면 절대 사지 않았을텐데...)

삶은 옥수수 한 개가 1,000원이었다는 점

(저녁 대용으로 맛나게 먹었다.)

풍성한 부추 한단이 500원이었다는 점(부추 김치를 한통 가득 담아두었다. 뿌듯하다.)

그리고 전통시장에 백화점 못지 않게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젊은 사람들도 꽤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어르신들의 어르신들에 의한 시장이 되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플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그 모습에 감사하다.

마치 최고는 아니지만 차선이나 차차선으로 버티고 있는 우리네 일상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나에게는 어제도 휴일 오늘도 휴일

내일도 휴일이다만(직장인도 그렇겠구나.)

휴일에도 한가지씩은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

그것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게 나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오늘은 환경 단체가 운영하는 먹거리 워크숍에 갔다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환경의 날 행사에 들러서

교육청 운영 행사와의 차이점을 분석해보려 한다.

오라고 하는 사람은 없는데 자발적인 참가자이다.

아직도 내가 교사인 줄 알고 사는 약간은 비현실적인 사람이다.

너무 몽환적인 삶은 아니겠지?

돌아오는 길에 보이는 달은 몽환적이기는 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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