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대게 라면
먹방 유튜브를 잘 보지 않는다.
많은 양의 음식을 볼 터질 듯이 입안에 넣고
많이 먹기, 빨리 먹기 올림픽 시합처럼 먹는 것을 보면 숨이 차기 때문이다.
형제가 네 명인 넉넉하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먹을 것도 많지 않았을 때였다.
배는 왜 그리도 고팠었는지 허겁지겁, 꾸역꾸역 상에 앉자마자 흡입을 해댔었다.
질보다 양을 추구했던 그 식습관 때문에 살이 그리 쪘었을 지도 모른다.
(아니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4Kg가 넘는 우량아였다.)
그때 그 시절이 오버랩 되어서 더더욱 먹방 유튜브에 호감이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요새는 맛난 음식을 정갈하고 조금씩 먹는 유튜브도 있는 듯 한데
기본적으로 조금씩 먹는 사람은 까탈스럽고 식욕을 억제시킨다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지나고 보니 많이 먹지 못해서 조금 먹는 것이고(그 이유는 다양하다)
까다로운 입맛은 손맛이 좋은 어머님이 있었다는 것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오늘은 전통 시장에서 대게 2마리 남은 것을 떨이라고 만원에 받아왔다.
대게 라면을 먹고 싶었었다.(어제 지나친 유튜브에 나왔었다.)
라면을 먹는 것은 1년에 채 몇 번 되지 않고
라면 1봉을 다 먹어본 것이 언제인지는 기억도 나지 않지만
라면 냄새는 늘 유혹적이고
라면 국물은 술을 안 먹는 나에게도 크 소리가 절로 나게 하는 마성의 국물이다.
대게 라면을 끓여먹는 것은 처음이다. 잘 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라면이 주는 아는 맛과 대게가 주는 맛 두 가지가 섞이면 보통은 되지 않을까?
전통 시장에서 함께 사온 전라도 갓김치와 파김치가 함께 하니 더 맛있지 않을까?
요리도 도전이고 기세이고 자신감이다.
그리고 처음 시도하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거나 약간의 떨림과 부푼 기대를 동반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시도가 좋다.
해보다가 망할 확률 반반인데 하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확률이 0이다.
그리고 언제 해보겠나, 이 나이에도 못하면 평생 못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