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제주 Episode6.

자매는 닮았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만족할만큼 고기를 먹고

옆집인 유명 베이글집에 대기를 걸어두고

또 그 옆집 소품샵에 들어섰다.

이번 제주에서 세번째 들어간 소품샵이다.

첫번째 동화마을 지브리샵에서는 작은 검정 고양이 키링을 샀고

두번째 월정리 고양이 소품집에서는 조카에게 고양이가 그려진 양말을 선물했는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고양이 머리삔도 샀구나)

오늘 소품샵에서는 엽서가 또 눈에 들어온다.

고질병이다.

제주 자연을 그린것과 또 귀여운 고양이 그림과

그리고 오늘의 대문사진인 통통한 세자매 엽서를 홀린듯이 집어들었다.

함께 못온 아픈 동생이 마음에 걸려서이다.


가운데 그림이 아픈 동생 발병 초기 모습과 닮았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엽서 그림의 그 위치에 머리삔을 꼽았더랬다.

그리고는 나의 제주 교사 연수 답사길에 함께 했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좋은 숙소도 아니었고

많이 걷지못했으니 어제 오늘 갔던 곳은 못 갔었다.

그래도 어제 먹은 우럭찜과

어제 먹은 해물라면보다 더 푸짐한 라면은 먹었었다.

그리고 자꾸 자신의 사진을 찍어달라했었고

(나랑 막내는 인물사진을 찍지않는다.)

쉴새없이 프사를 바꿔댔으며

숙소에서는 코를 크게 골면서 정신없이 잤었다.

아픈 동생과의 처음이자 마지막 제주 여행이었다.

물론 그 뒤로 삿포로 여행을 한번 같이 갔었다만

그때는 이미 제주때보다 병색이 많이 보인 후 였다.

버스 좌석에 엉덩이를 쿵 찛어댔고

공항 출입국심사를 간신히 통과했으며

젓가락질을 하다 음식을 자주 놓쳤고

걷는 것을 힘들어해서 쉬다가다를 반복했었다.

그래도 그렇게나마 두 번 같이 여행을 했었다는게

조금은 위안이 되지만

그때만큼만이라도 거동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부질없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번 여행 마음 한 구석에는 항상 아픈 동생이 함께였다고 믿는다.


막내에게 나머지 둘 중에 너는 누구냐고 물었다.

안경쓴 사람 아닐까? 라는 답이 왔다.

나도 안경은 쓰는데.

오른편이 더 젊어보이니 니가 그쪽 해.

내 답변에 동생은 큭큭거리며 답을 했다.

도낀개낀이야.

맞다. 이제 우리는 너나 할것없이 너무 늙었다.

저 엽서는 아마도 아픈 동생에게 내 부치지 못하는

엽서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