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 147

중고등학교는 기말고사 기간이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다행스럽게 여건이 맞아서 학생들의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면

마지막 학교에서 융합 과학 특강을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전교생 200명 내외의 소규모 학교이고

그 중 야구부가 절반이 넘으며(그들은 기말 고사 후 여름방학 전지훈련에 참가한다)

다문화학생들도 많고(그들은 방학을 맞아 부모님 나라를 방문하기도 한다.)

따라서 방과후 강좌 신청생들은 소수가 되기 마련이다.

더구나 방학이 포함되어 있으면 더더욱 신청이 부진하다.

그러나 오히려 더 좋다.

신청한 학생들은 거의 개인지도 수준의 수업을 확보할 수 있다.

내 강의도 10여명 내외 밀접 지도가 될 예정이고

3학년 내용은 건드리지 않고(교과지도 선생님의 영역을 인정해주어야 한다.)

공통과학에서 다루게 되는 내용들을 맛보기 수준으로 그리고 교과 융합의 수준으로 다루어보려 한다.


오늘 오후에는 블록 타임 10차시 수업안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먼저 야심차게 수학, 기술, 과학 후배교사들과 만들어서

세계 STEM 수업 공모전에 출품했던 작품을(아쉽게도 수상에는 실패했다만)

직접 실전에 도입해서 해보고 업그레이드 버전을 만들어보려 한다.

수학, 기술, 과학 교과 후배들에게 날자를 보내주고

한 꼭지씩 수업해달라는 부탁을 보내두었다.

물론 소정의 강사비는 내가 드리고 맛난 밥도 사고

수업 후 소감도 기록할 예정이다.

머릿속으로는 완벽한 수업을 구상했지만

실제로 해보면 전혀 생각지 못한 이슈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그런 부분을 보완해야만 완성도가 높은 수업안이 된다.

그리고 그 각자 전공한 그 부분의 수업을 한 후 한번 모여서 다같이 수업 후 소감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리고 그것을 반영하여 수정한다면

이제 완전한 수업안으로 정리 될 것이다.


또 한가지 아이들과 함께 해보고 싶은 곳은

과학전문서점을 방문하여 과학책도 살펴보고

그곳에서 하는 우주과학 방탈출게임에 참여하는 체험활동을 해볼까 한다.

혹시 시간이 맞는다면 그곳의 유명 천문학 박사님과의 대화의 시간도 마련해보겠다.

얼마전 내가 다녀왔던 우주과학과 연관성 있는

톰삭스 전시회를 갈까했으나

학생들은 방탈출게임을 더 선호할 것이 틀림없다. 물어는 보겠다만...

그리고 방탈출을 하기 위해서 풀어야 할 다양한 우주과학 퀴즈를 한번 맛본다는 것 자체가 즐거움일 것이다.

과학전문 서점 또한 흔치 않으니

그곳을 방문하는 것 또한 과학 역량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단 한 가지 퀴즈를 잘 못 풀어서 방탈출에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릴까봐 다소 걱정이 되기는 한다만

방과후 강의를 신청한 학생들은 대부분 과학에 관심이 있는 나름 똘똘한 녀석들이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기대한다.

물론 나는 직접적으로는 퀴즈풀이를 도와주지는 않을 예정이다만.


이렇게 그들과의 만남과 공부를 계획하는 일 만으로도 오늘 오후는 기쁨 충만이다.

또다른 기쁨도 있다.

지금 막 어제 직관한 <불꽃야구>의 라이브 방송이 재방되려 하고 있고

오늘 저녁 8시에는 <불꽃야구> 인천고편을 본방으로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인천고와의 연전은 내가 비공개직관도 하지 않은 경기이다.

예고편을 보면 쉽지않은듯 하다.

쉬운 야구가 없는 것처럼(아니다. 지난번 퍼펙트 게임은 쉬워보이기는 했다.)

쉬운 방과후 강의도 없다만

야구 선수들이 야구 경기를 할 때 가장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처럼

나는 과학 관련 강의나 행사를 할 때 가장 기쁨을 느낀다. 천상 교사이다.

오늘 미리캔버스로 제자들의 기말고사 잘보기를 기원하는 디자인을 하나 만들어 SNS에 올려놓았다.

모든 시험은 잘 보는 것이 장땡이다.

잘보고 나와 만날 날을 기다려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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