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N이 왜 기분 나쁜 것일까?

그것보다 조금 더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어제 온힘을 다한 응원 덕에 목도 아프고 기력도 없는 오전이다.

그래도 더 더워지기 전에 한 바퀴 아침 산책을 하고(거의 재활과 회복 운동 수준이다.)

힘든 항암을 하고 올 남편을 위한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

원래 해야만 할 일이 있으면 가급적 일찍 해치우는게 낫다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지금 내 나이쯤이 되면 오전 컨디션이 괜찮다고 오후에도 괜찮을지는 알 수 없으니

할 수 있을 때 해야하는 것이 맞다.

남편이 희망했던 소고기 미역국을 끓이고 작은 고구마를 삶고

나를 위한 것인지 남편을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입맛 살리기 위한 비책인

톡 쏘는 겨자채를 부어먹으면 되는 콩나물 냉채와

어제 후배가 준 멋진 오일을 착착 뿌리고 버섯을 구워둔다.

그리고는 이제는 일상이 된 교육청의 아르바이트 거리를 찾아보고

(서류는 보낸다만 뽑기에서 떨어지는 사례가 빈벌하다. 평가자 8명 안에 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남편과의 톡을 하고(별다른 차도가 없단다. 정체 상황이라는 것이 나빠진것보다는 나은 것일테지만.)

쉬고 있는데 친한 지인의 톡이 들어온다.



수영장을 다니는 후배 이야기이다.

아침 수영이 끝나고 나면 대부분 시간의 여유가 있는 분들로 구성된 분들이니

자연스럽게 커피 타임으로 이어지는데

매번 커피값을 내는 사람이 정해져 있고(후배가 주로 내는 사람 중 한 명이다.)

한참을 그렇게 지내다가 오늘에서야 커피값을 1/N 로 내면 어떻겠냐고 이야기를 꺼냈다가

불쾌감을 표시하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아니 자기 먹는 거 자기가 내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왜 그것이 불쾌한 것인지 도무지 알수가 없다.

어떤 모임이든 특별한 축하 자리가 아니면 1/N 이

그 모임의 지속가능성을 답보하는 조건인데 그걸 모르는 분들이다.

그리고 나이가 많으니 차한잔을 얻어 먹는게 마땅하다는 생각도 이상하다.

국가유공자대우를 바라는것인가?

지역 유지를 알아서 모시라는 뜻인가?

얻어 먹는게 대우받는 것이라는 그 생각은 꼰대적인 발상이다.

다들 그 부촌지역의 토박이 부자들이라는 것이 더더욱 놀랍다.


그리고 났더니 며칠 전 아들에게 들은 충격적인 이야기도 생각났다.

아직도 짝을 못찾아 소개팅을 하는 아들 녀석이 소개팅 한번에 8~10만원 정도가 필요하고

그 비용을 남자가 낸다고

1/N으로 하자 하면 쫌생이가 된다고

차만 사고 나오기에는 눈치가 많이 보인다고

마음에 안드는데 밥까지 사는 시간과 돈이 사실 아깝다고 한 말이다.

아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소개팅 비용을 남자가

다 내는거냐?

그 옛날 고리고리쩍 나도 데이트 비용을 반반씩 냈는데 말이다.

사실 소개팅을 받은 기억이 별로 없어서일지는 모르겠다만.

나는 자연스런 만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었기는 하다.

그러나 자만추는 영화에서나 나오더라.

그 만남에 더 적극적인 사람이 돈을 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만.

원래 더 좋아하는 사람이 무조건 약자가 되는 것이 이전이나 지금이나 틀림없다.


나는 지금도 얻어먹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

돈을 내는 당사자가 축하받아야 마땅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오케이지만.

가급적 내가 내야 마음이 편한데

매번 차를 사고 밥을 사는 것이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의 경제력을 유지할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주 수요일 면접을 잘 통과해서

재취업에 성공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가 된다.

점심을 먹고는 해당 대학의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학교의 특성을 살펴보는 준비를 해봐야겠다.

1/N 은 좋다만 일을 하는 경우에는 정확한 나누기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나는 기꺼이 조금 더 할 생각이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

미련한 공노비라고 일중독이라고 이야기하더라도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내가 좋아서 선택해서 한 것이다.

아마 앞으로도 그런 선택을 할 것이다.

1/N 보다는 조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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