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모드 발동 대기 중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올 3월부터 현재까지는 본업이 없는 셈이다.

아니 있긴 하다고 우겨본다.

개인사업자 등록도 해두었고 명함도 인쇄했는데

단지 본업에 지속적인 일거리가 없을 뿐이다.

교육 관련 모든 영역의 컨설팅이 관련 내용 강연이 나의 본업이기는 하다.

나름 과학 커뮤니케이터라 자부한다.

40년 교직과 강의 및 다양한 체험활동 지도와 인솔 체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좋은 방법과 더 나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나의 개인사업체가 할 일인데

마땅한 일을 못 찾고 있을 뿐.

할 만한 일은 이미 기존 업체나 강사들이 있고(물론 학교 현장을 잘 아는 업체와 강사는 드물다.)

초짜 업체에게 덜컥 일을 맡기고 싶은 사람들은 아무도 없고(잘 아는 지인 찬스를 쓰지 않고서는 힘들고 공교육에서는 더더욱 힘들다. 입찰 과정등의 공개 경쟁을 거쳐야만 한다.)

그렇다고 나는 잘 아는 현직들에게 부담을 주는 일을 더더욱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평생 그렇게 살아왔는데 새삼스럽게 나의 삶의 기본을 바꾸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이래저래 3월부터 지금까지는 간단한

1주일에 1회 정도의 아르바이트가 내 본업의 전체이다.


아르바이트 중 제일 많이 한 것은 교육청 차원에서 진행되는 연수나 연구 용역의 평가자이다.

이것도 업무 난이도가 높지 않다고 생각해서인지 신청자가 꽤 많은 듯 하고

중요한 것은 해당 업체 관계자가 평가 희망자 중에서 무작위로 추첨을 하여 평가자를 선정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나는 뽑기 운이라고는 없다.

복권에서도 10,000원이 최다 당첨 금액이고

이벤트 응모해서 당첨된 적이라고는 없다.

따라서 평가자 8명에 선정되는 행운이 그리 많이 오지는 않는다.

어쩌겠나. 뽑기에서 안된다는데...


사기업 공채 면접평가도 한 번 해보았는데 차원이 달랐다.

면접 퀄리티 및 진행 과정이 교육청과는 질과 양에서 많은 차이가 났다.

지원자의 간절함도 볼 수 있었고

사기업의 탄탄한 행사 운영과정도 볼 수 있었고

공기업과 사기업의 많은 차이점을 엿볼 수 있는 과정이었다.

물론 그 차이점의 기본에는 예산이라는 큰 벽이 있다.


현장체험학습 인솔을 위한 사전 교사 답사 가이드도 해보았는데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 선생님들을 만나는 귀한 기회였고

서울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서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알게 된

같은 공간을 보는 다른 시각과 다른 느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부산을 바라보고 그리워할 때 생각하는 것들이 얼마나 겉핥기 식이었는가를 비추어 알아볼 수 있었다.

당사자와 당사자가 아닌 사람

직접 가본 사람과 가보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하늘과 땅인 셈이다.

그리고 과학관 프로그램 컨설팅은 나에게 첫 아르바이트였다. 고마워요. 후배님.


그 외 영재교육원 특강과 에코스쿨 관련 연구는

나의 본업을 잊지 않게 해준 감사한 아르바이트이다.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 감사한다.

예전에 알고는 있었지만

나를 기억해서 아르바이트 기회를 준다는것은 쉬운일은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은혜 갚을 기회를 모색해보겠다.

이제 오늘 아르바이트가 아닌 본업 복귀를 결정짓는 화상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담담하고 싶은데 벌써 배가 쌀쌀 아프다.

더 배가 아플까봐 면접이 끝나고 밥을 먹어야할 것 같다.

줌 회의 화면에 나오는 늙고 보잘것 없는 얼굴은 어찌 할 수 없다.

하필 코옆에 뾰루지까지 났다. 어쩌겠나. 화운데이션 떡칠을 해봐야겠다.

주름이 보이는 목은 짧은 머플러를 감는다.

사람은 누구나 본업 모드가 발동되고

그 일에 몰입해서 열중할 때가 가장 멋질때이다.

<불꽃야구> 노장 선수들과 감독님이 그래서 멋진 것이다.

물론 그러다가 너무 열심히 해서 넘어지기도 하고 햄스트링 부상도 당하면 안타깝기 그지 없지만.

나도 오늘 오전 직관에 나선 그들에게 빙의하여 면접을 잘 해보려 한다.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따르지 않는 것은 물론 엄청 절망스럽겠지만

아픈 것 보다는 백배 더 낫다그렇게 또 마음을 달래보면 된다.

아픈 사람에게는 본업 모드 발동이 힘들다.

그래서 아픈 것이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백배는

더 안타깝다.

아프지 않은 오늘의 나에 감사하며 힘을 내보자.

(오늘 대문 사진을 저것으로 고른 이유는

내 앞에 남은 길이 어느 방향일지 나는 모른다는 뜻에서다.

길이 있는 쪽으로 걸어나갈뿐.

내가 선택할 수있는 교차로는 없다.

외길이어도 길이 있다는것만으로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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