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13
포화상태의 머리
이 나이에도 공개 수업이라는 것이 조금은 신경 쓰였나보다.
전날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머릿속으로 계속 수업 시뮬레이션을 하였다.
어제. 같은 내용으로 4시간 수업을 하는 일정 중
공개 수업은 마지막 시간이고 평가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1,2교시를 해보니 수업량이 조금 많은 듯하여 시간을 조금 줄일 수 있는 팁을 학생들에게 주기로 했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요령이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데이터를 보면 처음부터 모두 다 살펴보려 한다.
주어진 시간이 짧은 경우는 이상값(특이하게 높거나 낮은 수치)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요령이 될 수 있다.
그러다가 서두르면 중요한 데이터를 놓칠 위험도 있다는 것도 함께 알려주었다.
교장, 교감 선생님 등 여러 명의 선생님이 과학실에 들어와 있으면 학생들은 수업에 집중하게 되고(공개 수업의 좋은 점이다.) 수업은 잘 마무리 되었다.
평가회에서는 듣기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격려차인 것을 알지만)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목도 쉬고 긴장이 풀려서인지 몸도 나른한 오늘. 3학년은 포화수증기량 곡선 수업을 진행하였다.
2학년에서 배운 용해도 곡선과 비슷하다는 것을 기억하면 어렵지 않을텐데 기억하기 쉽지는 않을거다.
이럴때는 먹는 것으로 비유하면 제일 이해가 쉽다.
앉은 자리에서 라면 3봉을 먹으면 최대한인 먹방 유튜버 A가 있다.
에이 그 정도 먹어서는 먹방 유튜버 할 수 없다는 아그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A가 라면 3봉을 먹었을때가 포화, 3봉보다 못먹으면 불포화, 가끔 다른 먹방 유튜버와 경쟁이 붙어서 3.5봉을 먹게 되면 과포화이다.
그러나 3.5봉을 먹게 되면 곧 배가 아프고 화장실에 가게 된다.
0.5봉의 양만큼은 소화되지 못하고 돌아가게 되는 것이 이치이다.
과포화가 되면
용해도 곡선에서는 액체로 녹아있던 용액 상태에서 고체인 결정으로 석출되고
포화수증기량 곡선에서는 기체인 수증기가 액체인 물로 응결된다는 것만 다르다.
나머지 원칙은 라면 먹방이나 똑같은 형태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과학에서의 법칙이나 삶의 원칙이나 비슷하다.
어느 것이든 무한대란 없고,(부모님의 사랑빼고는 없다고하면 아그들은 웃는다.)
한계가 있으며, 과하면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르게 된다.
어제 한계치보다 과하게 에너지를 사용하니 오늘의 나는 컨디션이 저조하고 목이 아프다.
댓가를 치르는 중이다.
괜찮다. 내일은 선거일 휴무이다. 쉬는 게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