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통 알 수 없는 브런치 세상

담담하게 뚜벅뚜벅

by 태생적 오지라퍼

물론 이 나이가 되어도 세상에는 알 수 없는 것이 많지만

1년 반 정도 머물고 애정하는 브런치 세상도 도통 알 수가 없다.

이제는 그 매카니즘을 이해할 수 있겠다는 듯한 날이 있는가 하면

어제 저녁처럼 도저히 알 수 없는 날도 있다.

그래서 브랜드 분석이나 마케팅을 하는 업종 종사자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만...


기분 좋아지는 염색과(어제는 특히 머리를 감겨주는 스탭분의 실력이 뛰어났다.)

오래된 81학번 교사 친구들과의 수다와(내 수다 지분이 가장 많았다. 집에 오니 목이 아프더라.)

각 종 일처리를 마치고 7시 반쯤 되어서야 저녁 브런치글을 올렸다. 다른 날보다는 다소 늦기는 했다.

하루 종일 집에 있고

별다른 일이 없는 날은 아침, 점심, 저녁으로 글을 올리기도 하고

일이 있으면 아침, 점심 혹은 아침, 저녁으로 글을 올리는 것이

암묵적인 내 브런치 세상의 패턴인데 어제도

그 패턴에서 많이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글의 주제도 그렇고 글의 내용도 매번 비슷비슷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같은 사람의 글인데 파격적으로 다른 것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

아마도 그런 날은 몹시 화가 난 날일 확률이 크다.

내 경험상 아마도 분노할 일과 마주친 날일게다.

점점 쉽게 분노하고 쉽게 잊는다.

아주 강하게 각인된 내용 빼고는...


그런데 브런치 글에 대한 반응이 이상하다.

시간이 지나도 라이킷 수가 늘지 않는다.

그래도 10개 정도의 라이킷 수에는 도달하는데 전혀 반응이 없다.

더 이상한것은 조회수는 올라가는데 라이킷 수는 그대로라는 점이다.

너무 반응이 없으니 글을 다시 읽어본다.

혐오 표현이라도 들어가 있는지,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숨어있는지 말이다.

물론 내가 모르는 것을 다시 읽는다고 찾을 수는 없다만...

어제 저녁에 무슨 중요한 일이 있어서 모두가 TV 앞에 머무르고 있었는지

그런데 나만 그것을 몰랐던 것인지 뉴스를 찾아본다.

그런 것은 없어보였다만...

올리는 시간이 문제였을까 초저녁 잠이 많은 것은 나일텐데 말이다.

결국 오늘 아침까지도 라이킷 수는 2개에 머무르고 있다.

내 기억에 처음 쓴 브런치글에서부터 지금까지 중

가장 적은 라이킷 수임에 틀림없다.

무엇이 문제일까? 마케팅 매니저라면 분석에 들어가야 마땅하다.

유튜브 작가라도 그럴 것이다.

매번 올리는 영상보다 조회수와 좋아요가 현저하게 낮으면 원인을 파악해봐야 하는게 맞다.

그런데 문제는 당사자가 그 원인을 아는 경우보다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이다. 나도 그렇다.


가끔 전혀 그럴 일이 없었는데(다른 글과 내 생각에는 다름이 전혀 없는데)

갑자기 조회수가 폭발하는 신기한 경험을 서너번 해보았다.

조회수가 늘어난다고 라이킷수도 폭팔적으로 늘어나지는 않더라만.

물론 다른 인기 작가의 경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만

그럴 때 가슴뿌듯하고 신이 났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어제처럼 라이킷 수가 없을 때 기운이 다운되고 우울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일년 반 전에 입문한 브런치 세상은

나에게 초등학교때 억지로 쓰던 일기처럼 나의 일상을 쓰면서 다시 마음을 다지는 기회를 주었고

그 일기장에 답글과 참잘했어요 검사 도장을 눌러주시던 담임선생님처럼

그 글에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이름 모를 분들에게 격려와 힘을 받았고

갑자기 할 일이 하나도 없어진 상황에서 자율적이지만 다소는 강제적으로 나에게 할 일을 부여해주었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해주었음에 틀림없으나

아직까지는 알다가도 모를, 도통 알 수 없는 매카니즘으로 나에게 궁금증을 주고 있다.

오늘 아침도 기상 후 첫 번째 루틴은 3종의 약먹기이고

두번째 루틴은 브런치 글쓰기이다.

그리고 오늘 배경 음악은 올드팝이다.

겸허히 어제 브런치글이 알려준 세상의 이치를 받아들이고 묵묵히 뚜벅뚜벅 나아가보겠다.

(두번째 루틴은 고양이 설이 밥과 물주기로 정정한다. 방금 까먹었다가 설이의 뾰루퉁한 표정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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