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일들이 점점 늘어난다.
어제 오랜만에 한 신체검사에서의 청력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었는데
(이년 전쯤 했던 세밀한 청력 검사에서는 큰 소리를 듣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작은 소리를 듣는 기능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고 했었다. 늙어서 당연한 현상이라 받아들였었다.)
요 며칠 내가 느끼기에는 청력에 이상이 있는게 아닌가 싶은 계기가 몇 번 있었다.
먼저 오늘 사례이다.
오전 일찍 어린이대공원 산책을 하고서
커뮤니티센터에 있는 사우나에 갔는데
요 근래 갔던 중 사람이 가장 많았다.
나는 간단하게 샤워 정도만 하고 나오는 편이다만
오늘은 그곳에서 모임이 열렸는지
좁은 탕 안에서 계속 수다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나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하는지 가장 먼 곳에서 머리를 감고 있는 내 귀에까지 그 소리가 울려온다.
세 명의 아주머니들이다.
물이 있고 울리는 사우나 특성상 소리 음파는 더더욱 큰 진동이 느껴지게 되어있는데
바로 옆에 앉아서(탕으로 들어가는 길목도 막고 있다.)
쩌렁쩌렁 울리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아니 옷도 홀딱 벗고 그리 열심히 해야할 중차대한 이야기는 도대체 무엇인거냐
내 귀 고막까지 흔들리는 정도인데 내 귀와 청력이 이상한 것이냐
아니면 그들의 목청이 유난히 좋은 것이냐.
어제는 비슷한 경험을 지하철역에서 겪었다.
외국인 여자분이셨는데 무슨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고서야
그 사람 많은 지하철역에서 그렇게 큰 소리로 동료에게 이야기를 할 리는 없을 것이다.
너무 큰 소리이니 태국말인지 중국말인지도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였는데
답답한 일이 생겼다는 것은 충분히 알겠으나
지하철역에 신고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했었다.
근 십 여분을 그렇게 떠들었고
나와의 거리는 10m 정도 떨어져있었는데(내가 피한 것이다)
공공 공유 공간에서의 에티켓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폐쇄된 공간에서의 소음은 생각보다 참는 것이 쉽지 않다.
비행기 안에서 찢어질듯한 아기의 울음 소리나
새벽 옆집에서 벽을 타고 들려오는 부부싸움 소리
(신고해야되나 싶을 때가 있었다. 지금이 아니고 이전 신용산 살 때였다.)
나름 최대한 집중하고 연습하고 있는 실내 골프 연습장에서의 통화하는 큰 소리
조용한 아침을 깨우는 자동차 폭주때 나는 소리 등을
참아 넘기는 일이 점점 쉽지 않다.
나처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인가
층간 소음이나 측간 소음에 대한 민원 발생의 빈도가 심해지고
길거리에서 헤드셋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느끼는 나의 청력 이상 증세는 이비인후과 진단과는 조금 다르다.
큰 소리는 점점 더 크게 들리고
작은 소리는 점점 안 들리는 것이다.
선택적 청력 이상인 것인가?
안 들리려면 큰 소리도 작게 들려야 하는게 아닌가?
그렇다면 세상 살기가 조금은 편해질 수도 있는데 말이다.
내가 불편을 느끼는 포인트는 큰 소리이다.
작은 소리 잘 안들리는 것은 다시 물어보면 되니 괜찮다.
다소 이상한 증상이지만 병원에 가지는 않으려 한다.
아마도 그 원인을 찾을 수는 없을테니 말이다.
그리고 고막이나 외이도 이상은 절대 아닌 것이 틀림없으니 말이다.
잘들려도 너무 잘들려서 탈이다.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친정 아버지도 이런 비슷한 증상을 갖고 계셨던 것도 같다.
시끄럽다고 조용히하라고 그렇게 눈치를 주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