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와 스포가 주는 묘함

인생은 방송이 아니다. 방송보다 더 하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방송이나 유튜브 프로그램마다 광고나 홍보를 목적으로 한 예고편을 보여준다.

방송이니 미리 녹화를 본 누군가가 슬쩍 알려주는 스포 이야기도 돌곤한다.

방송과 인생이 다른 점은 흥미진진 암시를 포함한 예고편과

카더라 통신일수도 있는 스포의 유무이다.

예고편이 있으면 방송

예고도 없이 다가오면 현실 인생이다.

인생에는 정식 예고편은 없고

지나고보면 그런 조짐이 보였었구나 싶은 것은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한참 지나고서야

정신차리고 돌이켜보고서야 안다는 점이다.


이것 저것 걱정이 많은 스타일이다.

그것을 누군가는 부정적이라고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조심스러운 성격이라고 할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사서 걱정을 한다고 할 수도 있고

아들 녀석은 김씨 집안의 호들갑이라고 질색을 하기도 한다. 맞다.

임씨 집안은 호들갑이라고는 1도 없고

그래서 무심하기도 하고 그러다못해

나와는 다른 세상에 살고있는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이것 저것 걱정을 많이 하는 일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지나가서

내가 왜 그렇게 걱정을 많이 했었던가 머쓱하게도 되는데

별달리 걱정과 근심을 안했던 일이 꼭 동티가 난다.

그것도 예고편 전혀 없이 본편에서 말이다.

어제 방과후 특강이 그랬다.

아는 학생들과의 수업이겠거니 걱정없이 생각했다가

전혀 모르는 학생들과의 난감한 상황이 펼쳐졌었다.

갑자기 앞으로 일정등에 대한 점검 태세가

내 본연의 스타일로 돌아간다.


이번 주 세 개의 아르바이트가 예정되어 있다.

금요일 오전에는 에코센터 건립을 위한 줌 회의가 있다.

매주 한번씩 하던 회의를 이번에는 시간을 조금 더 주고 각자 한 꼭지씩 연구 주제를 부여하고

그 결과물로 회의를 하는 날인데

시간이 더 주어졌다고 결과가 더 훌륭해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날들이다.

오늘 내일 집중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

금요일 오후에는 다시 방과후 특강 두 번째 강의가 있고.

어제 난감함을 바탕으로 더 촘촘한 수업안을 준비해야하겠다.

그리고 처음해보는 온라인 전시장 구성 활동도 한번 더 실습해봐야겠다.

강의 후에는 작년 독수리 6형제 과학동아리와의 만남이 있다.

힘든 고1 1학기를 보낸 녀석들의 고생담과 위기탈출담정성껏 들어주

맛있는 것으로 그들을 격려해주는 중요한 일이 예정되어 있다.

어제는 힘든 1학기를 보낸 후배 교사들과의 격려자리가 있었다.

돼지고기 여러 부위를 통합으로 먹었는데 오랜만에 먹은 돼지껍데기도 맛있었다.(사진을 참고하시라. 사이드메뉴도 모두 맛갈났다.)

아직 누군가에게 맛난 것을 사줄만한 경제력은 된다는 점과

함께 먹어주고 수다떨어줄 후배가 있다는 것이 감사한 시간이었다.

금요일 저녁도 역시 그런 시간일 것이다.

그리고 토요일 오랜만에 부산 지역 교사들의 수학여행 답사 인솔 아르바이트이다.

이번에는 수원에서 출발이다.

사실 대전 출발 의견을 물어봤는데

대전까지는 너무 힘들 것 같아서 포기하고

수원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잘한 결정인것 같다.

이번에는 어느 곳을 가게 될 것인지(내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으나) 기대해보기로 한다.

이렇게 적고 보니 이번 주의 내 일정이 머리 정리도 되면서

갑작스럽게 머리통을 쥐어박을 변수가 많지는 않은 듯 생각되지만 세상 일 모르는 거다.

예고편 없이 다가오는 어둠의 그림자가 꼭 있고

그래서 또 진땀 흘리면서 한 고비를 넘어가게 될 것이다.


어제 <불꽃야구> 다음 주 예고편의 충격이 강력했다.

예고편만 본다면 백프로 지는 경기인 듯 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예고편에서 무언가를 살살 꼬아놨던 PD 들의 역량과 사례를 살펴볼 때 (편집의 힘이다. 예고 장인이다.)

복선이 숨겨져 있는 듯도 한데(그랬으면 좋겠다. 나는 지는 경기를 보는 것이 몹시 힘들다.)

여하튼 어려운 경기였음에는 틀림없다.

벌써 마음이 쫄려온다.

이래서 나는 스포를 좋아라 한다.

누군가는 스포가 웬말이냐하며 질색을 하는데

(아들 녀석이다.)

나는 결과를 알고 보는 이기는 경기가 그렇게도 재미나다.

인생에도 예고편과 스포가 있다면 어딸까?

아무리 내가 스포를 좋아라한다고 해도 그건 아니다.

그냥 갑작스럽게 만나게 되는 그 당황스러움을 묵묵히 감내하는 편이 낫겠다.

예고와 스포를 보고 그 상황과 만나기도 전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고 우울해지고 낙담하는 것보다는 그 편이 훨씬 낫다.

오늘도 예고와 스포없는 아침부터 더운 현생을 시작해본다.

아침은 삶은 감자 한 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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