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7월 초이다.
오늘이 고작 7월 초, 7월 둘째 주, 8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더울 수가 있나 싶다.
추위에 엄청 민감하고 더위는 그닥 참을만한 나인데
내가 이렇게 덥다고 느끼면
다른 사람들은 더더욱 힘들 것임에 틀림없다.
사실 집밖을 나갈 일이 하나도 없었던 오늘이다만
집도 더운 듯 하고 하루 종일 에어컨을 틀고 지내기도 그런 듯 하여(냉방비 폭탄도 두렵다.)
시원한 커뮤니티센터를 적극 활용해보려 잔머리를 굴려본다.
일단 덜 더운 아침 일찍 오늘 저녁 반찬을 준비해두고
(아들 녀석이 내일부터 지방 출장이라 오늘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출장 짐을 싸고 자고 내일 출발한다.)
10시 커뮤니티센터 카페가 오픈하는 시간에 맞추어
노트북과 일거리를 바리바리 싸들고 카페에 들어선다.
세상에나 이제 문을 연지 10분 정도 지났을 시간인데 카페가 만원사례이다.
지난번 처럼 아주머니들 부대 10여명이 있고
나처럼 시원한 곳에서 일하려는 카공족들이 있다.
노트북 전원을 꼽을 수 있는 콘센트 근처의 좌석을 찜해두고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한 달에 두 잔까지는 무료이다.
시원한 곳에서 줌회의 자료를 정리하고
이것 저것 잡일을 체크하다 보니 깜빡 잊고 있었던 것이 생각난다.
대학 서류, 신체검사 서류만 생각하다가 주민센터에서 떼야할 서류를 놓치고 있었다.
주민등록초본과 등본, 기본증명서(상세) 가 필요하다.
물론 인터넷으로 떼는 것도 가능하지만 집에 프린터가 없다.
주민센터까지는 왕복 500M 정도일 것이다.
측정은 안해봤지만 나의 어림값이다.
길 위로 더위가 분수처럼 올라온다.
내 걸음이 빠른 것도 아니고
길이 험한 것도 아니고 늘상 다니던 익숙한 길인데도
안경에 김이 가득 서린 듯하고 어지러워지기 시작한다.
평소 길 주위에 보이던 꽃들이 안보일 정도로 더위의 힘이 강력하다.
왕복 그 거리에 꽃 사진을 달랑 네 장밖에 건지지 못했다.
간신히 주민센터를 다녀온 후 더위에 최고인
(순전히 내 생각이다.)
찬물 말은 밥에 오이지무침과 매운오뎅볶음 그리고 진미채볶음 3종 반찬으로 점심을 먹고는
에어컨을 틀고 거실 바닥에 한참을 그렇게 넋놓고 누워있었다.
이런 일은 나에게는 흔하지 않은 일이다.
그 옆을 고양이 설이가 언제나처럼 지키고 있다.
아마 털로 둘러싸인 설이는 나보다 더 더울 것이다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는 이번에는 커뮤니티센터의 또다른 시원한 곳인 골프연습장을 방문한다.
시원하고 목요일에 있을 오랜만의 라운딩 대비도 하고 일석이조이다.
평일은 3,000원을 관리비에 포함하여 내면 된다. 에어컨 값인 셈이다.
3월부터 가끔씩 하는 골프 연습은 주로 아무리 생각해도 할 일이라곤 없을때였는데
오늘은 온전히 태양을 피하고 싶어서였다.
그리고는 목요일 라운딩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공도 안 맞지만 그것보다도 더위가 더 문제이다.
피부가 까맣게 되는 것쯤은 선크림으로 어떻게 막아본다해도
오늘처럼 덥다면 다섯시간 정도 외부에 있으면
엄청 힘든 일이 발생할 듯 해서이다.
아침 일찍이니 가급적 체력을 아끼면서 수분을 보충해가면서 조심조심 잘해봐야겠다.
이번 주 최고의 분기점은 아침에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골프 라운딩이 될지도 모르겠다.
아들 녀석과의 저녁 식사가 끝나면
커뮤니티센터의 마지막 시원한 곳인 사우나에서 오늘 하루를 마감하려 한다.
뜨거운데 시원한 곳 그곳이 사우나라는 의견에 동조하는 생각이 든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그래도 찬물로 머리를 감고 냉탕에 들어갈 용기는 아직 없다.
태양을 피하는 방법, 나에게는 커뮤니티센터인 셈이다.
다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지 커뮤니티센터에 오가는 사람이 다른때보다 많다.
다음 주는 거의 매일 아르바이트가 있는데 이렇게 더우면 어쩔까나 싶다.
날씨 그리 좋았던 4,5월에는 아르바이트가 없어서 산책만 주궁장창 했었는데
이 더위속에는 왜 아르바이트 섭외전화가 속출하는 것이냐?
사람 일 참 중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