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도 어렵다.
제목을 이렇게 쓰고 나니 누군가는 나에게 정리할 부동산이 많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겠다만은
절대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글을 읽으면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다가 나는 부동산에 대해 아는바가 일절 없다. 그러니 요모양 요꼴이다만...
공부만 열심히 했지 재테크에는 관심도 소질도 없다.
선천적인 것도 있지만 남편이 IMF 사태때 유일한 부동산인 목동아파트를 날려먹은 것에 기인한다.
그 이후로는 나에게 재테크란 할 여유가 없었다.
살아가기에 아들 녀석과 함께 버티기에 바빴던 날들이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서도 남들에게 베풀고
학생들에게 내돈내산으로 아이스크림 하나라도 사주기를 실천하는 마음으로 살아왔었다.
그래서 남들은 내가 돈 걱정 없이 살고 있는 행복한 정년퇴직 아주머니로 알고 있다.
그러니 무슨 아르바이트 타령이냐고도 한다.
아르바이트는 돈 때문만은 아니다만.
나는 생계형 교사였다. 철저하게...
남편에게 생활비를 받는 그 기쁨은 몇년되지 않았다.
부모님께서 돌아가시고 이래저래 나의 명의가
된 부동산이 조금 있다.
이것들을 다 빠르게 정리하는 것이 당면 목표이다.
니 혼자 단독 명의라면 돌아가는 추세도 보고
즐거운 보유나 투자 계획도 세워보고 하겠으나
여러명이 함께 명의로 되어있는 땅이다.
게다가 임야도 있고 알아보니 저수지도 있고 저수지 뚝방길도 있는
외갓집 조상 땅찾기에서 찾은 부여 땅들이 대부분이다.
외할아버지에 아버지가 부여 땅 부자였다는 말을 듣기는 했다만
외할아버지 큰 형님께서 좋은 땅은 다 파셨고
이제 이곳 저곳 짜투리들이 남아서
나와 이종사촌 형제들을 세금만 내게 하고 있다.
부여는 유적지라 개발이 힘들고
하나 더 있는 남한산성땅도 유네스코 문화지라서
어떤 사용도 내 생애에는 불가능하다.
물론 한번 구경조차 가본 적이 없다.
나는 부여를 한번도 방문해본 적도 없다.
이번 여름에 한번 다녀오렸는데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다.
이 부동산들을 내 선에서 깨끗이 정리하는 것이 나의 당면 목표이다.
적어도 하나뿐인 나의 아들 녀석에게 이런 머리 복잡한 일을 물려주기 싫다.
무언가를 도모할 가능성이 없는 땅을 누가 사려하겠나?
나 같아도 돈이 많다해도 그럴 필요는 없어보인다.
이런 땅들은 나라가 구입해주면 참 좋겠다만 그것도 쉽지 않은 일임을 이미 알아보았다.
과연 정리가 가능할 것인가?
그런데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남편 소유의 공장 부지 정리이다.
건강을 고려할 때 아무래도 더 이상의 사업 유지가 힘들 듯 한데
공장을 정리하는 일도 쉽지는 않은 듯 하다.
남편은 어떻게든 대출금을 갚고 여유돈을 조금 남기고 싶어하는데
나와 아들 녀석은 그냥 제발 정리만 해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갑자기 병환이 위중해질지도 모르는데
내가 공장 정리까지 하러 뛰어다니고 신경을 쓸수는 없다.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어제 부동산에 부여 짜투리땅과 남한산성 초입 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의 땅과 남편 공장부지를 모두 신신당부하면서 내놓았다.
이야기는 해 놓았지만 부동산에서 그렇게 탐탁해하지는 않는다.
기적을 바라는 수밖에 없다.
물론 1순위는 남편 공장 정리이다.
이제 우리 나이는 무언가를 다 정리할 나이이다.
가지고 있는 짐들을 내려놓아야 할 시기이다.
그런데 남편에게 내려놓지 못하고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것은 친구들인가보다.
그렇게 맛난 것을 사주겠다는 친구가 많다.
남편이 착한 사람인 것은 맞다.
착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주변이 힘들다는 것도 의미한다. 돌려까기이다.
벌써 11번의 항암을 꿋꿋하게 견뎌냈다고 돌아가면서 격려의 밥 한끼를 산다고 한다는데
그 만남으로 기운을 얻고 왔으면 좋겠다.
친구들은 건강한데 나만 왜 아픈 것일까 하는 우울함은 절대 생기지 않고
맛난 영양식을 먹고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공장을 인수해줄 친구가 나타난다면 그것은 정말 정말 좋겠다.
더 이상은 욕심내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