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가슴뛰는 일이 조금은 남아있다.
사람마다 열정과 관심을 쏟는 대상은 다 다르며
(얼마나 다행이냐, 모두가 라이벌이 아니어도 된다.)
그 열정과 관심의 정도도 다 다르고
(나보다 더 불꽃야구를 좋아라하시는 분들을 어제 많이 보았다.)
그 대상에 대한 관심과 열정에서 나오는 도파민의 정도도 다 다른 것도 알겠다.
(같은 만루홈런을 보았으나 기뻐하고 좋아라하는 상태의 정도는 다 다르다.)
도파민 : 중추 신경계에서 분비되는 신경 전달 물질로 의욕, 행복, 즐거움, 기억 등 뇌의 작용에 다방면으로 관여한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도파민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제 파킨슨병 예방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온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도파민이 발생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경우는 대강 정해져있다.
아마 브런치글의 주제 빈도수와도 맞닿아 있을 것이다.
가장 쉽게 다다를 수 있는 경우는 맛난 것을 먹었을 때이다.
미슐랭 스타집이나 오성급 호텔 레스토랑이 아니라(그런 곳은 비싸고 사람이 많아서 가기 어렵다.)
소소한 곳이고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들어갔는데
내공과 손맛이 느껴지는 순간이 되면 먹으면서 도파민 분출이 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아주 가끔은 내가 한 음식에도 도파민이 뿜어 나오는 그런 때가 있기도 하고
그런 날은 자그마한 팝업 식당을 해볼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순간 들기도 한다.
도파민 분비는 나를 가끔 과식하게도 만들고 일주일쯤은 그 음식맛이 혀에서 맴돈다.
그러니 내 글의 곳곳에는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고
이것은 100프로 유전에 의한 것임에 틀림없으며
친정 아버지의 지분이 확실하다.
두 번째로는 산책길에서 내가 몰랐던 멋진 곳을 발견했을 때이다.
처음 가본 곳도 그렇고 자주 갔던 곳이지만
무언가 의미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눈에 띄였다면
그 순간 갑자기 나만 아는 기쁨의 미소가 생긴다.
이 곳을 만나기 위해서 내가 오늘 여기에 왔구나 하는 느낌이다.
사실 아주 사소한 것들이기는 하고 다른 사람 눈에는 안보일 수도 있다만.
오늘 심사를 하러 가야하는 남산길은 도파민이 나오는 공간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공간이다.
내가 꼽은 서울 꼭 가봐야 할 곳 중 한 곳이다.
케이블카를 한번 타봐도 좋고(방학이라 줄이 길지는 모르겠다만)
어느 곳에서나 남산 타워를 올려다보고 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좋고(물론 멋지게 찍힌다는 보장은 없다만)
구석 구석 피어있는 꽃들을 보는 일 자체가 힐링이자 기쁨이다.
꽃사진 오십 장은 충분한데 도파민이 안 나올리 없다.
그런데 남산 꼭대기에 있는 교육청 소속 그 기관까지 올라가는 길은 생각보다 경사가 심하다.
오늘 어느 길로 가볼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내가 가장 도파민 치사량을 경험할 정도로 행복한 느낌을 받는 것은
여러번 고민 고민하여 구성한 강의를 멋지게 수행하고 났을 때이다.
멋진 강의란 강의를 듣는 사람들의 반응이 멋질때를 의미한다.
강의란 강사가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진행하는 것은 맞지만 결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듣는 사람과 함께 합을 맞추는 과정이다.
강사와 수강자의 티키타카가 있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느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때의 희열감은
나에게 있어서는 도파민 치사량 수준이다.
아마 그 맛에 강의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치 방송 PD가 콘텐츠를 기획하기는 하나 그 방송을 보는 사람들과의 호흡이 성패를 가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방송이나 강의나 계획하고 의도한 대로 흘러만 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세상일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또 나의 의도와 눈높이가 듣는 사람과 다를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방송은 편집이라는 과정이 있기는 하지만(생방송의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 말이다.) 강의에는 그 과정이 없다.
모든 강의는 라이브 방송이다.
그래서 더 많이 고민하고 준비하고 노력하는 일이 필요하다.
완벽하게 잘 되었다는 느낌이 들 때 발생되는 도파민의 양이 최대치일 수 있다.
어제는 다양한 사람들의 니즈가 모두 구현된 한편의 야구 드라마(드라마도 그렇게 쓰기는 힘들다.)를 보고
도파민 최대치가 발현되었다면
오늘은 남산 어떤 구석에서 멋진 것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고
저녁에는 오래된 지인들과의 만남에서 그런 즐거움을 누리고 싶고
오전에는 열심히 강의안을 구성하면서
파킨슨병 예방에 몰두하고 싶다.
친정 엄마와 지금 아픈 동생이 파킨슨병이다.
가끔씩은 가슴 뛰게 흥분할 일을 만들어보는 것
(물론 사회적으로 비난 받을 일은 안된다.)
그것이 지루한 삶을 막아주는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