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최대한 노력해봐야 한다.
다음 주 화요일 재취업에 성공한 모 대학교에서 처음으로 상견례 겸 교강사 협의회가 열리는 날이다.
아직 8월도 아닌데 귀한 여름 방학 중 하루를 워크숍에 시간을 할애하는 교양교육원 분위기가 대단하다.
동생에게 귀동냥으로 들은 이야기나(막내 동생 부부는 대학 교수이다.)
나의 대학 강사와 겸임교수 기억으로도 흔치는 않은 이야기이다.
대학교수도 나름 철저한 계급 사회이다.
정교수가 되면 혹은 중요한 보직을 맡으면 강의 시수는 최소한으로 3~6학점 정도만 하면 된다는데
나와 같은 초빙교수에게는 보통 많은 학점의 수업을 배당하지 않는다는데
나는 여기서도 역시 일복이 매우 많나보다. 수업이 많다.
어쩌겠나. 이번 생은 이렇게 산다. 다시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에 무한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교강사 모두를 모아서 워크숍을 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한다.
대학교수 사회는 어떻게 보면 철저한 개인적인 관계이지만
정교수 – 부교수 – 겸임교수 – 초빙교수 – 시간강사 등 다양한 계급이 존재한다. 물론 원로교수도 있다.
처음 만나는 날이니 준비해야 할 것들이 소소하게 있다.
첫 인상이 중요하다는 것에 많이 동의한다.
첫 느낌이 쎄한데 나중에 괜찮은 사람인 경우는
지금까지의 내 경험에 의하면 손에 꼽을 정도였다.
나는 말을 안하면 조금 강해보이는 캐릭터이다.
어려서부터 그 느낌이 싫었다.
강한 여자 느낌보다 연약하고 힘이 없는 여자가 되고 싶었었는데
이제 겉으로 보기에는 살이 많이 빠져서 연약해보일 수도 있는데
아마도 얼굴이 풍기는 외모에는 다소 강함이 남아있을 수 있다.
우선 눈썹을 정리하기로 한다.
그 사이에는 눈썹을 그리지 않고 풍성한 부피로 그냥 다녔는데
이제는 지저분해보이기도 하고 너무 성의없어 보이기도 해서
눈썹을 진하지 않게 정리하고 연필로 살살 그려주기로 한다.
마침 막내 동생이 눈썹 그리는 연필도 보내주었으니 금상첨화이다.
눈썹 문신은 절대 하지 않는다.
울세라인지 뭔지 얼굴에 바늘을 찌르는 일도 할 생각도 계획도 없다.
물론 귀도 뚫지 않았고 눈밑 주름 제거 등도 해본 적이 없다.
아픈 것이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싫다.
주변에 아픈 사람을 보는것 만으로도 힘들다.
작년부터 올해 7월까지는 새로운 옷을 산 적이 거의 없는데 오늘 워크숍용 옷을 샀다.
더워도 너무 더운 날씨에 정장 느낌은 살짝 주면서
너무 늙은이티가 안나고
패션 감각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옷을 골랐다.
물론 너무 비싸지 않은 것은 디폴트이다.
나는 비싸지 않은 옷으로 패션 감각을 돋보이는 것을 평생 특기로 표방하고 살았었다.
내가 입으면 비싸보이는 옷을 만드는 그런 비법 말이다.
옛날에는 뚱뚱해서 그게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날씬해지니 모델처럼 잘 어울린다는 말은 듣는다.
물론 얼굴은 빼고 말이다.
그리고는 그날 초행길을 함께 나와 같이 갈 나의 오래된 자동차 세차를 했다.
새 차를 바꾸어서 타고 갈 수는 없지만 깨끗한 차를 타고 가는 것은 중요하다.
누가 내 차를 꼭 쳐다보겠냐만은 내 스스로에 대한 출근할 곳으로의 첫 주행에 대한 예의이다.
오늘 아파트 지하주차장 출입구에 오랫동안 주차되어 있던 어떤 차 앞에
누군가가 손가락으로 써놓은 낙서를 보았다. <더럽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만 남의 차에 먼지로 낙서한 행위 자체는 잘못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 닥친다면 그것은 내 차에 대한 모욕이다.
자동 세차를 좋아라 하지 않는데 오늘은 큰 맘 먹고
약 2분여의 공포의 그 시간을 버텨냈다.
자동 세차 그 시간이 그리 무섭다.
내가 자꾸 브레이크를 밟을 것만 같아서 공포이다.
뒤에 차가 바짝 따라오는 것도 무섭기만 하다.
그래도 최종 미션처럼 그 시간을 버텨냈다.
이제 내일 아침 새벽 배송을 시켜놓은 먹거리가 오면
화요일 내가 워크숍 참석으로 없을 시간인 점심과
다녀오면 힘들게 틀림없는 시간인 저녁 반찬 준비를 미리하면 되겠다.
그런데 고양이 설이가 그 좋아하던 츄르를 먹지 않는다. 요며칠...
냄새만 맡는다. 여름이라 혹시 상했나 싶다.
냉장고에 보관했는데 상한 것일까?
설이를 위한 특식도 내일 새벽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만하면 재취업 대학의 첫 번째 방문 준비는 완벽하다.
그 학교의 첫 인상도 내 마음에 들기를 희망한다.
(오늘의 대문 사진은 소백산 천문대 인근 사진이다. 휴가로 천문대에서 별을 보겠다는 멋진 후배가 보내준 사진이다. 그곳은 덥지 않다 한다. 제대로 된 피서지에서 멋진 사진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