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방송과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올해 5월부터 7월 초까지는 나혼자 산다 프로그램을 찍는 것처럼 지냈다.
정년퇴직한 3월부터 4월까지는 아들 녀석의 시즌 시작전이니
(스포츠 관련 업종이다. 4월부터 올해의 시즌이 시작된다.)
매일 매일 출퇴근하는 아들 녀석이 있었고
격주로 주말에 오는 남편이 있는 생활이었고
4월 이후는 아들 녀석의 시즌 시작과 함께 2주 정도에 한번씩 지방 출장을 다니니
그때는 나혼자 산다를 찍는다는 것과 다름이 없었고(고양이 설이만이 나의 동반자였다.)
5월 이후는 아들은 드디어 자신이 꿈에 그리던 독립을 했다.
(8월말까지는 독립 유지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하자 처리 관계로. 그런데 아마도 계속 있을것같다만. 따라서 아들 녀석은 매일 매일이 나혼자 산다 촬영중일것이다만.)
그래서 평일은 나혼자 산다였고 주말은 둘이서 산다인 그런 시간을 쭈욱 보냈었다가
7월초가 되면서 남편이 거의 집에 있는 정말 오랜만의 시기를 보내는 중인데(남편이 항암중이다. 발과 손저림 증상이 심해 혼자 밥차려먹기가 쉽지않다.)
갑자기 둘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져서
남편도 그렇겠지만 나도 아직은 적응중이다.
혼자 있을때는 그렇게 누군가가 그립더만
지금은 혼자였던 그 시간들이 그리울 때도 솔직히 있다.
나도 간사한 평범한 사람의 한 명일뿐이다.
방송으로 나오는 <나혼자 산다> 영상은
나 혼자 있는 날 중에 가장 그럴싸한 날이라는 것쯤은 안다.
매일 매일이 그렇게 멋지고 의미 있고 버라이어티하지 않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보여지는 집의 청소 상태도 매일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매끼 매끼 그렇게 멋진 음식을 먹고 살지도 않을 것이라는 것도 말이다.
가장 있는 그대로 날 것의 상태로 보여주는 기안84의 경우가 그래서 인기가 있는 것일수도 있다만
기안84의 일상은 보통 취향이어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다.
그래서인지 TV를 자주 보는 것은 아닌 내가 가끔 토요일 오전에 틀어놓는 것이 <나혼자 산다> 다시보기 프로그램이다.
디자인이나 인테리어의 최근 핫한 흐름도 보고
어떤 맛나고 특이한 음식을 먹는가도 보고
무엇을 하면서 소일하는지도 살펴보아
마음에 드는 것을 벤치마킹 하는 시간이다.
오늘은 개인주택에서의 잔디 및 마당 관리의 어려움을 보았고
(요새 전원주택이나 타운하우스에 조금은 혹하고 있었는데 그 마음이 깔끔하게 접혔다.)
참나물새우전과 냉제육을 보고 해먹어볼까하는 마음이 들었으니 소정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오늘 점심은 다시 세 명의 가족 스타일이다.
새큼달콤한 무생채를 만들고 달달하고
부드러운 애호박나물을 볶고
친정 엄마가 잘해주셨던 된장에 박은 가지나물을 하려 한다.
메인 디시는 국물이 자박자박한 불고기이다.
3인이지만 양은 2인 정도이다.
남편과 나는 1/2인분을 넘어서지 못하니 말이다.
둘의 공통된 관심사는 살찌우기인데 그것 또한 쉽지 않다.
젊은 나이의 나는 다이어트가 인생 최종 목적이었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정반대가 되다니. 세상 참 요상하기도 하다.
나혼자 산다. 가끔은... 그 시간이 소중하게 다가올 줄 몰랐다.
나는 지루하고 심심하기만 했었다만
온전히 내 맘대로 하는 그 시간의 멋쩍음조차
가끔은 아주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아침부터 땀이 난다.
음식하는 일은 불과 함께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방학이라 특히 힘들 어머니들께 화이팅하자는 말을 드리고 싶다.
곧 개학이 오면 지금의 시끌벅쩍함이 그리울지도 모른다.
뭐 해달라고 졸라댈때가 그리워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식이 독립한 그 방을 물끄러미 쳐다볼 날이
생각보다 금방 다가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