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만 기분좋은 설레임
오늘 2학기부터 나가는 나의 새로운 직장(아마도 단언컨대 마지막 직장일 것이다.) 교강사 워크숍의 날이다.
처음으로 가보는 학교에 모두 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다.
이런 낯선 공간에 낯선 얼굴들에 둘러싸인적은 정말로 오랜만이다.
대학 입학식이나 교사 발령식때 였을까?
새로운 학교 발령을 받아서가도 아는 얼굴이
한 두명쯤은 있기 마련이었으니
오늘은 정말로 드문 경험을 하는 날인 셈이다.
용하게도 내비언니 인도로 한번도 헤매이지 않고 길을 잘 찾아갔다.
초행길에 이러기는 쉽지 않다. 내 운전 실력으로 말이다.
다행이다.
나와 운이 맞는 학교인가보다라는 근거 없는 호감이 생긴다.
여름 방학이고 무더위라 비어있는 학교에는 내가 좋아라하는 붉은 벽돌 건물 외관이 많았다.
다행이다.
건물이나 공간이 너무 촌스러운 학교를 좋아라 하지 않는다.
명색이 교육 공간 리모델링 전문가라고 자칭하고 다니던 나이다.
학생 식당 간이 뷔페식 점심도 맛있었고
그 주위에 인테리어로 해놓은 학생들의 작품도 소박하지만 멋있었고
수박 잘라놓은 것과 디저트로 먹은 자몽에이드는 올해 먹은 것 중 최고였다.
저녁으로 준 샌드위치와 음료도 격조가 있었다.
다행이다.
나는 행사에서 주는 먹거리의 퀄리티에 민감한 사람이다.
성의가 없는 먹거리를 주면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만화 박물관이 있어 볼거리가 있고
주변은 내가 좋아라하는 식물들 천지이고
피규어들이 있어 눈과 입이 즐거운 카페가 어디인지도 알아두었고
내가 수업할 건물이 어디인지도 확인해두었고
주차는 어디에 하면 되는지도 파악해두었다.
다행이다.
나는 비상시의 먹거리와 대기 공간 확보를 기본으로 찾아보는 스타일이다.
교강사에 대한 많은 관심과 격려의 자리임이 틀림없는 즐거운 자리에서
학생이 되어보기도 하고 연수를 듣는 교사가 되어보기도 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내 책상과 의자가 될 곳도 찾아보았다.
다행이다.
이렇게 새로운 공간과 사람들에게 조금씩 차분하게 물들어가면 되겠다.
그리고는 8월 마지막 주에 개강이라는 말에 화들짝 걱정이 생겼다.
아직 수업을 위한 구체적인 머리 정리가 안되었다.
비대면 강좌도 있다는데 나는 대면하여 서로 함께 만들어나가는 수업을 지향한다.
내일은 이 강좌 수업을 맡았던 전임교수님과 진솔하고도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누어 봐야겠다.
그것은 미안하지만 내일의 나에게 부탁한다.
오늘의 나는 신경을 너무 써서 그런지 이제 쉬어야겠다.
오늘 만화박물관 카페에서 오랜만에 만난 아톰이 무지 무지 반가웠다.
아톰은 과학용어 원자를 나타내기도 한다.
원소의 특징을 갖는 물질의 기본적인 입자를 원자라 한다.
과학 용어를 쓰는 물품들에는 특히 관심이 간다.
직업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