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어티한 삶을 추구한것 아니었니?
일년에 다섯 번 정도 있는 골프 라운딩날 아침이다.
예전에는 잠도 못자고 일찍 일어나 골프장에 나오는 순간순간이 기쁨이고 설레임이었는데
(공을 잘 치고 못치고의 문제는 절대 아니다. 아닌가?)
오늘은 다섯시 알람이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다.
골프에 대한 열정이 식어서 일수도 있고
어제 저녁 야구 결과에 실망해서 기분 업이 안되서 일수도 있다.
그래도 다섯 시 반이 되니 날은 밝았고
나는 오랫만에 청라국제도시를 향한다.
운전하는것을 좋아라하지는 않지만
라운딩갈때 운전은 필수이다.
특히 내가 두려워하는 길은 긴 터널이다.
지하차도와 터널의 용어의 차이점은 잘 모르겠다만
긴 터널일수록 나는 심연에 빠져들어가는 기분이 들곤하고 출구를 애타게 기다린다.
나같은 사람을 위해서 아마도 터널마다
기괴한 소리음을 넣기도 하고
반짝거리는 빛들을 불규칙하게 넣기도 했으리라 짐작한다.
또 하나 고가로 되어있는 긴 다리도 힘들다.
인천공항쪽을 가다가 만나는 그 다리는
양 옆이 휑하니 뚫려서 비바람 부는 날 지나갔다가
차가 흔들리는 무서운 경험을 했었다.
운전대를 얼마나 세게 붙잡았는지 그날 밤 근육통이 약하게 왔을 정도이다.
여하튼 오늘은 내비언니말에 순종해서 청라에
잘 도착했다.
지나면서 보니 주변에 있는 인천대에 일하러 한번
그리고 이 골프장에 갤러리와 라운딩으로 각 한번씩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어디든 초행길이 아니라는것은 모종의 안도감을 준다.
일찍 도착한 골프장 주차장에서 달걀토스트를 꾸역꾸역 먹는다.
골프장 멋진 스타일링의 조식은 비싸도 너무 비싸다.
맛은 복불복이다.
오늘은 라운딩하고 세탁물을 찾고
내일은 새 학교에서 회의가 있고
수요일은 마지막 소독 알바가 있고
목요일은 갑상선 정기 진료일이고
금 토 일은 아무일이 없다만 강의준비를 해야할듯 하고.
이번주도 버라이어티한 일들이 예정되어 있고
하지만 항상 더 버라이어티한것은
예정에 없던 일들의 등장이라는것쯤은 잘 알고 있다.
일단 코앞에 닥친 일이래도 잘 처리하는것
그것이 소박한 나의 목표이다.
일단 첫 티샷을 잘 맞추기만 하자.
(7시 34분 티오프인줄 알았는데
커피 주문하면서 보니 7시 54분이다.
아이고 이 놈의 노안. 늦지 않았으니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