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18

by 태생적 오지라퍼

중2 화학에서 원소, 원자, 분자, 이온을 다루고

중3 화학에서 화학반응식을 다루는 코스가 교육과정상으로 정석이다.

지난 시간에 원소 기호를 외우고 퀴즈를 보고

오늘은 원자 모형을 알려주고 디지털기기로 원자 모형 그리기 연습을 했다.

다음 시간은 분자에 대해 공부할 순서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나는 분자보다 이온을 먼저 알려주는 것이

학생 입장에서의 이해도가 높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화학 전공자의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이온에 대해서 먼저 알게 되면 분자식이 왜 그렇게 되야하는지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은 중학생의 관점으로 이해한 원자와 분자, 이온의 구성이다.

원자핵은 움직이지 않는 (+) 전기적인 성질을 띈 입자이다.

그 주변을 (-) 전기적인 성질을 띄고 있는 전자가 움직이고 있는데 그 개수는 원자마다 각각 다르다.

주변의 전자 개수가 8개인 것은 산소밖에 없고 (-)가 8개면 원자핵이 가지고 있는 (+)의 양도 8개가 되어서

원자 상태일때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이온은 그 전기적인 중성이 깨지는 상태인데 깨지려면 둘 중의 하나의 경우에 해당되어야 한다.

전자를 얻거나 잃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성질은 정해져 있다.

얻다가 잃다가 할 수는 없다. 또 그 개수도 정해져 있다.

그러므로 이온이 될 때의 경향을 먼저 알게 되면

분자가 만들어질 때의 경우의 수가 결정되는 이유를 이해하기 쉬워진다.

전자를 한번에 2개 잃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면

전자를 한번에 2개 주는 성질을 가진 것이 오던가, 아니면 1개씩 주는 것이 2개가 한번에 와야만 한다.

물의 분자식이 ‘H₂O’가 되어야만 하는 이유이다.

산소는 2개씩 전자를 잃고 수소는 1개씩 전자를 얻는 것이 2개가 오면 합이 맞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경우도 있다.

똑같은 탄소와 산소가 1:1로 만나면 일산화탄소가 되고(옛날 연탄가스 중독의 주범인 그것이다.)

1:2로 만나면 이산화탄소가 된다.(탄산 음료 속에 녹아들어가서 톡 쏘는 맛을 내는 그 기체이다.)

화학을 하다보면 인생에도 정해진 길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에게 딱 맞는 자리라는 것이 있다는 이야기가 맞는 것일 수도 있다.

세상을 살면서 누구를 만나는가, 어느 곳에서 생활하는가, 무슨 일을 하는가 등은

내 의지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도 같지만 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른다.

화학을 처음 배우는 학생들에게 화학식은 아마도 무의미철자일게다.

그러나 그 고비를 넘기고 화학의 기초를 알게 되면

화학식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수식이란 없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이 화학의 묘미이고 그것을 알게 되기까지는 무의미 철자들을 먼저 외워야 하는 일이 수반된다.

모든 공부에는 암기라는 노력이 기본으로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학고 과학은 암기 과목이 아니라 이해해야 하는 과목이다.

이해를 하게되면 암기가 쉬워진다. 무의미 철자에서 의미를 아는 철자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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