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혼밥 요리사의 비밀 레시피 29

면치기가 주는 즐거움과 포만감

by 태생적 오지라퍼

반찬이 없을 때 그러나 입맛은 찾고 싶을 때 손쉽게 떠오르는 메뉴로는 국수 종류가 있다.

비빔국수나 잔치국수 아니면 스파게티 종류이다.

5년 전까지도 나는 국수류를 집에서 만들어 먹은 적이 거의 없었다.

가끔 골뱅이 무침에 넣어먹기 위해 소면을 삶은 기억이 있을 뿐

국수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는 선입관이 있었던 것 같다.

국수를 삶는 동안 고명이나 양념장을 준비하면 되는데

각각 따로 두 배의 시간이 걸린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해보지 않고 머릿속으로만 그려보는 것은 현실과 다를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미지 트레이닝의 중요성도 있지만 현실로 부딪쳐보는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또 한 가지 가끔 삶는 국수의 양을 가능하기가 쉽지 않았다.

어느 날은 모자라고 어느 날은 넘쳐서 남은 국수를 버리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또 고명이 모자라기도 남아돌기도 하였다.

이래 저래 국수는 나랑 안맞는 음식이라 생각하고 밀쳐두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어느 때부터인가(사실 나의 요리 역량의 업그레이드에는 코로나19가 한 몫 했음이 틀림없다.)

잔치국수용 국물을 많이 내서 냉동실에 미리 얼려놓기도 하고

비빔국수장을 만들면서 남아있는 야채를 처리하는 요령이 생기고

갈아 놓은 소고기와 마늘, 파를 베이스로 하여 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드는 등

국수류 음식 만들기에 대한 부담이 자연스럽게 적어지기 시작했다.

이유나 계기가 무엇인지는 뚜렷하지 않다.

아마도 따뜻한 것이 먹고 싶을때는 잔치국수를

매콤한 것으로 식욕을 챙기고 싶을 때는 비빔국수를

아들과 별식을 먹고 싶으면 스파게티를 준비하게 되었던 것 같다.

어제는 학교 근처에서 새로 생긴 조그마한 식당을 보았다.

다양한 국수류가 메뉴였다.

잔치국수와 비빔국수가 8,000원. 공무원 식사비와 딱 맞는 금액이었다.

초과근무를 하거나 외부 출장을 가거나 할 때 식비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오래전부터 8,000원이다.

8,000원으로 먹을 수 있는 몇 안되는 학교 주변 음식점 리스트에 추가해두었다.

조만간 들릴 일이 있을 듯 하다.

국수가 주는 소박함과 편안함은 가격에서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

싸고도 맛난 식당이 주는 기쁨을 이제는 안다.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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