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출퇴근이라는 힘듬

이제 그 힘듬에 첫발을 담근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어제 첫 공식적인 출근일이었다.

그 이전에 다섯 번 정도는 갔었는데

사실 수당도 없는 사전 모임 같은 것이었다.

칼같은 사람은 절대 그런 일로 직장에 가지 않는다.

나는 그런 스타일이 못되므로

워크숍이라 해서 가고 회의한다고 해서 가고

차로 답사해본다고 가고 셔틀로 답사해본다고 가고 그랬었다.

서울에서 지방으로 가는 장거리 출퇴근에 첫 발을 담근 셈이다.

차로 가도 1시간 10분(안 막힌다고 했을 때이다. 지금까지는 서울 빠져나갈때나 들어올때만 조금 지체가 되었지 다른 길은 흐름이 괜찮았다.

그러나 언제 사고 등으로 인하여 막히게 될런지는 전혀 알 수 없다.)

셔틀을 타면 1시간 30분이다.

내 생애 최고의 장거리 출퇴근인셈이다.

그런데 서울에서도 먼거리는 그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곳이 많다.

그동안 주로 지하철을 주로 타서 못 느꼈을 뿐이다.


학교도 그리 멀지 않은 곳만 다녔었고

(화곡동에서 안국동 소재 고등학교에 다닌 것이 가장 장거리였다.)

직장은 결혼해서 출산할때까지 2년 반 정도만 멀리 다녔었고(강변역에서 신월동이었다.)

그때의 힘듬이 뇌리에 깊이 박혀서 무조건 직주근접이 원칙이었다.

양천구 목동 근처에서만 학교를 지원했고

출퇴근 소요 시간은 30여분 내외였던 참으로 행복한 생활을 했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렇다.

중구 소재 학교로 이동하고 나서 양화대교, 성산대교가 자주 막히고 비가 오면 더더욱 막히고

그러다가 교통사고가 한 번 나고서는 아예 시내쪽으로 이사를 나오게 되었다.

물론 아들 녀석 직장이 목동에서 너무 멀다는 것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였다.

서울 시내는 엄청 크고 차는 항상 막혀서 45분 정도의 출퇴근 소요시간은 최고라는 생각을 지금도 한다.

그랬던 내가 출근에 1시간 넘게, 퇴근에 또 1시간을 넘게 쓰는 직장을 다닌다니

그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새학교에 대한 불편함 중의 최고는 단연 이것이다.

아마 유일한 불편함이 될 확률도 많이 있다.

이번 주나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를 빼고는 셔틀버스를 타리라 이미 마음먹었고

셔틀버스에서는 선글라스를 끼고 자는 것을 디폴트로 생각하고 있다.

이번 주는 짐도 날라야하고 그나마 회의나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으니 퇴근 시간이 빠를 수 있어서 차를 가지고 간다만

금요일 오후는 상습 정체 시기이므로 막힐 듯하여 셔틀버스를 탈 예정이다.

꽉 막힌 차 안에 있는 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이 너무도 싫다.

따라서 월, 수, 금요일 브런치는 셔틀버스에서 작성될 확률이 매우 높다.


딱 하루 정식 출근을 하고 났지만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분들의 어려움을 십분 이해하게 되었다.

이렇게 힘든 장거리 출퇴근을 그리 오래했으니

막내 동생이 힘들어서 체력이 약해질만 하다.

그 노고에 한번도 제대로 위로를 못해주고

진심으로 공감해주지 못했던 미안함이

오늘에서야 한대로 올라온다.

기차를 타고 다니던 버스를 타고 다니던 그 승차장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또 있고

승차 시간을 맞추어야 한다는 그 압박감이 일단 마음을 무겁게 한다.

화, 목요일 저녁에는 일찍 잠을 청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지만 요새 잠이 그리 쉽게 오지 않는다.


오전에는 어제 수업을 바탕으로 수, 금요일에 같은 내용으로 해야 할 분반들의 수업 내용을 정리하고

어제 수업 클라스의 개인 MVP와 그룹 MVP도 선정하고

(다음 시간에 소소한 상품을 준다. 수업 참여도를 높이는 비법이다.)

패들릿 자료는 모두 PDF 형태로 다운 받아 두었다.

출석 및 성적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오후에는 내일 내 도시락을 챙기고 남편 반찬도 미리 해두고

중간에 내일부터 나의 학교 소재지와 같은 지역으로 출장을 가는 아들 녀석 픽업도 다녀오는 쉼 없는 하루를 보냈는데도 일찍 잠이 올지는 확신할 수 없다.

산책 코스 정도로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에

직장이 있는 분들은 엄청 복받으신거다.

체력이 있어야 일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오늘은 분명 쉼이 주가 되는 날이라고 생각했건만

지나고보니 오늘도 여러 준비로 여러 일을 주로 한 날이 되어간다.

이제라도 조금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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