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의 행복과 마주하기 직전

너무 먹는 것에 집착하나 싶다만...

by 태생적 오지라퍼

계획대로라면 오늘 셔틀버스를 탔어야 마땅한데 차를 끌고 왔다.

강의 종료 시간이 15시 50분이라 끝나자마자 출발한다면

금요일 오후 정체에 직격탄을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근거에 기인한다.

다음 주부터는 출장을 다녀온 아들 녀석이 차를 사용할 예정이니 셔틀버스 탑승이 확실하다.

아들 녀석이 꼭 구입하고 싶다는 전기차가 나올 때까지 대략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그때까지 편의를 봐주기로 했다.

아들 녀석의 직장은 차로는 금방인데

대중교통으로는 한번에 쭉 가는 것이 안되는 야리꾸리한 위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운전은 스무스하지 못하다.

첫 끼어들기에서 어정쩡하게 되면

그 날 운전이 잘 안되는데 오늘이 그런 날이다.

그리고는 또 데자뷔인가 출발 3분 만에 놓친 일들이 생각나기 시작한다.

남편이 주문한 그 이상한 과자를 과학적 관찰 연습의 대상으로 사용했었는데

2박스를 모두 소모했고

마지막 박스를 어제 챙겼어야는데

까맣게 까먹었던 것이 출발 3분 후 생각난다.

게다가 내 멋진 강의의 출발점인 레이저포인터를 작동하게 해주는 USB를 강의실 컴퓨터에서 뽑았는지 기억이 도통 나지 않는다.

순간 아득했으나 나는 <회복탄력성> 확보를 위한 재활 기간임을 인지하고 하늘을 한번 쳐다본다.

요즈음의 구름은 예술이 따로 없다.

운전 중이라 사진으로 못 찍는 것이 안타까울 뿐.

눈으로라도 박제 수준으로 담아본다.

오늘은 안개는 없다.


관찰용 과자는 대용품이 있으니 걱정 없고

(아마 이 과자가 익숙해서 더 좋아라 할지도 모른다.)

USB는 아마도 안 뽑았으면 강의실에 있을 것이라고

(그 강의실은 나와 다른 교수님 한분만 사용한다.)

희망 회로를 마구 돌린다.

그리고는 오늘 할 일을 다시 챙기면서 빠른 출근을 완료했다.

다행히 과자는 적당한 것이 있고

(간식용품이 많아서 내가 따로 챙길 필요가 없는 사무실은 처음이다. 직원 복지 최고이다.)

포인터 USB는 잘 뽑아서 포인터와 함께 보관되어 있었고(요즈음의 나를 너무 믿지 못한다.)

다음 주 수업의 가장 중요한 오염지도 인쇄물은 모두 프린트했고

(한번 종이가 걸렸었는데 내가 혼자 멋지게 해결했고 여분의 복사지도 어디 있는지 파악을 끝냈다.)

학교 홈페이지, 업무 시스템, 출결 시스템, 교양교육원 카페 등의 사이트를 모아서 한방에 들어갈 수 있게 정리도 해두었고(칭찬한다.)

어젯밤부터 교강사 필수 연수도 수강하기 시작했다.(들어야 할 연수가 교사일때만큼 많다.)

이래도 무언가 놓친 것이 나와서

무릎팍을 탁 치거나 머리를 쥐어뜯는 일은

또 발생할 것임에 틀림없다만

이만하면 되었다.


이제 8시 반이 되면 천원의 행복을 주는

조식을 먹으러 학생식당을 갈 예정이다.

너무 일찍 가는 것은 조금 눈치가 보일 듯하여

글을 먼저 쓴다.

밥 먹으러 학교 일찍 왔나 싶은 티가 나는 것은 지양한다.

맛난 조식을 가급적 든든히 먹고(3시간 연강이므로)

폭풍 양치질을 하고 강의 준비에 들어가겠다.

그 사이 우아하게 커피 한잔을 들고 가게 될런지는

일단 밥을 먹고서 생각해보겠다.

이 글의 대문 사진은 조식 담은 접시 사진이

가장 어울릴 듯하지만

일단 어제 저녁 구름 사진을 올려두고 변경할지 말지도 고민해보겠다.

힘든 기피하고 싶은 금요일 강의를 신청한 학생들에게

금요일에 학교 나온것이 후회되지 않는 시간을 만들어주겠다는 다짐도 다시 한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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