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에 한끼만이라도 맛나게 잘먹으면 된다.
학교 출근할 때는 급식으로 제공되는 점심을 열한시 반이면 먹었다.
물론 4교시 수업이 없어야 가능한 일이다만...
갑상선약을 먹고 한 시간이 지난뒤 식사를 해야 약의 흡수율을 최대로 만들 수 있어서
보통 아무것도 먹지 않고 출근을 했고(출근에 걸리는 시간이 오래지 않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학교에 도착하면서 간단하게 준비해 간 빵이나 과일이나 기타 등등을 조금 먹고 수업을 시작하곤 했다.
그리고 10분 쉬는 시간에 교무실로 내려와서는 재빨리 과자를 먹거나 차를 마시거나 기타 등등을
또 조금 먹고는 그 날의 급식을 기다리곤 했다.
그래서 급식의 메뉴가 부실하거나 무언가 조화가 안맞을때는 화가 무지 났고
(배가 고프면 화가 나는 이 기작을 과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와 관련된 항의성 브런치글을 종종 쓰기도 했다.
아마도 매운 음식이 겹쳐지거나 반찬이 아닌 것들이 나온 날이었을 것이다.
학생 급식과 같은 메뉴이니 그럴수도 있다고 이해하고 넘어간 날도 많았다.
남이 해준 밥이래도 맛이 없는건 있다.
새 대학교 출근 첫 주차.
나는 식사를 어찌 할지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
갑상선 약 흡수 관련 이슈는 똑같다만 수업 시작 시간이 10시이다.
그리고 2시간 혹은 3시간을 한 후 한 시간을 비우고 다시 2시간 강의이다.
그 쉬는 한 시간에 점심을 먹겠다는 생각이었으나
내가 수업하는 건물과 사무실이 있는 건물과는 8분 정도 걸어가야하고
그 시간에 학생식당을 방문했을 경우 사람이 많으면 식사를 다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점점 치석이 많이 생겨나는 늙은이 이빨이라
꼭 양치질을 정성껏 해주어야 하는 시간도 확보해야는데 하는 걱정도 든다.
(이제서야 친정 어머니가 왜 그렇게 이쑤시개를 애용했었는지 조금은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입안이 계속 텁텁하다.)
그래서 월, 수는 간단히 여러 종류를 되는대로
도시락으로 싸가지고 가서 잔반처리 차원으로다가 먹었는데 (너무 잔반티가 농후했다만)
삶의 질을 높여주고 지속가능한 방법은 아닌 듯 하여 고민중이다.
오전 강의를 끝내고 점심을 먹으러 내려가지 않는 학생에게 물었더니
8시에서 9시반까지 하는 조식을 든든히 먹어서
점심은 건너띄어도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식은 지원금을 받아서 1,000원에 제공하고
중식은 5,500원이니 학생들의 얇은 지갑을 고려한다면 그것이 정답일 수 있겠다만
나의 경우 아침을 헤비하게 먹는 것은 1년에 몇 번 손꼽을 정도여서
이 방법 따라하기의 실천이 가능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휴가 와서 호텔 조식을 먹는다 생각하면 될 것도 같고
점심 시간 한 시간에 조급한 마음으로 밥을 먹는 것보다는 여유있고 나을 듯 한데
어떨지는 한번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든든한 아침을 1,000원으로 먹을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다른 학교는 학생들에게만 제공한다는데
여기는 교직원 모두에게 제공을 한다는 것은
아마도 조금 먼 곳에 위치하는 학교라는 점이 작용했지 싶다.
사진으로 보면 퀄리티도 나쁘지 않아보인다.
푸드 전공 학과가 있다는 최적의 조건이 작용하는 셈이다.
여하튼 돌아오는 금요일.
퇴근길에 길이 많이 막힐까봐 셔틀버스를 활용하려 하는데
7시 반 셔틀버스를 타면 8시 반에 학교에 도착하고
학생식당까지 걸어 올라가서 멋진 조식을 먹고 10시부터 우아하게 강의를 진행해보려 한다.
7시 반 셔틀을 타려고 조금 일찍 가면 멋진 석촌호숫길을 잠시 걷거나 구경할 시간도 주어질지 모른다.
강의도 하고 보강관련 시스템 처리도 하고 운전도 잘하고 귀가한 나를 칭찬한다.
그런데 집에 와보니 남편이 없다.
산책을 간 것인지 약속이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도대체 왜 문자하나 안남기는 것이냐?
아프기 전부터도 줄곧 그랬었다만...
대문 사진은 오늘먹은 것이 아니다.
지난주 수요일 푸드전공에서 하는 협업 레스토랑에서 젊고 친절한 윤교수님과 먹은 것이다.
맛났고 더 좋았던 것은 양이 딱 내 수준이었다.
너무 많은 양을 제공하는 것을 싫어한다.
다 못먹을 것이 너무 뻔하니 말이다.
지구를 생각하고 음식물 쓰레기 양을 줄이자는 취지에 적극 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