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소설을 읽듯이 과학 공부를 한다.
이번 학기 강의의 내 목표 중 한 가지는
과학이라는 것이 전문가들만을 위한 지식을 쌓아놓은 것이 아니라(그것도 물론 일부이기는 하다만)
일상생활 속에서 항상 누구나 만나는 것이고
삶의 태도나 방법이고
가급적이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현되는 사고의 과정임을 느끼고
실천하게 되었으면 한다는 점이다.
아는것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더 중요하다.
나도 알면서 실천하지 못하는 많은 일들이 있다.
따라서 내 이런 관점을 전달할 수 있는 핵심 포인트 활동을 넣어서 강의를 진행한다.
지난주는 과자로 관찰 연습을 하고
(남편에게 배송된 야리꾸리한 과자를 모두 사용했다. 처음 보는 것에 대한 관찰이 더 도움이 되는 법이다.)
상자에 붙어있는 대문 사진과 같은 패턴의 비밀을 찾는 것을 포인트 활동으로 진행했었다.
물론 이 활동은 조별로 진행한다.
혼자 찾아내는 것보다 함께 찾아내는 편이
훨씬 더 시간도 적게 걸리고 효과도 좋은 법이다.
집단 지성의 힘 인게다.
잘 살펴보면 위쪽 숫자는 알파벳의 숫자와 일치하고
아래쪽의 숫자는 마주보는 변에 붙어있는 알파벳의
앞 공통 숫자와 일치한다.
그렇다면 ? 에 들어갈 내용은
이 패턴을 유지해야할 것인데
그것이 무엇이 될 것인가를 찾아보는 과정은 연구자들이 과학하는 과정과 똑같다.
그리고 마지막에 정답이 하나가 아닐 수 있음을
지구 내부 구조 연구와 연결지어 설명해주며
과학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나갔다.
이번 주 포인트 활동은 대학교 초빙교수 면접 시강에서 일부 선보였던 <질병의 원인을 찾아라.> 이다.
미국의 어느 지역 사례를 교육 프로그램으로 녹여낸 것인데
수질오염과 토양오염의 연관성과 역사와 사회현상까지를 함께 반영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주어진 문제를 잘 읽는 연습도 하고
사회적인 문제가 과학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그리고 주어진 문제가 어느 특정 지역 한정의 문제가 아님도 이해하게 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도 이해하게 된다.
과학적 사고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다.
물론 양질의 신뢰성 높은 데이터 수집이 우선이다.
그 부분은 또 다룰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분석 결과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그 원인을 찾아보는 과정까지 진행했고
이 자료에서는 미국의 시민 전쟁때 일이 제시되었지만
코로나 19 발발 직후의 그 혼란했던 경험과 대비해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이 포인트 활동들은 <과학적 사고와 상상력>, <인물로 보는 과학의 역사> 두 강의에서 공통으로 진행한다.
나머지 활동은 두 강의의 특성을 반영하여 각각 다르게 제공한다.
이번 주 <인물로 보는 과학의 역사>에서는 우리나라 과학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고
소개된 과학자들을 하나의 특정한 주제별로 묶어서 연대표 만들기를 진행했는데
창작하는 전공생들 입장을 잘 반영한 작품이 나왔다.
<과학적 사고와 상상력>에서는 5종류의 과자를 관찰하고 조별 기준을 설정하여 순위를 결정하고
다른 조의 기준을 맞추어보는 활동과
종이 한 장을 마음대로 접거나 만들어서 가장 가벼운 과자 하나를 1M 높이에서 자유낙하운동을 시켰을 때
과자가 부서지지 않는 안전장치에 대한 의미를 살펴보았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과학 강의는
내가 하는 이론 강의 시간과
실험과 토론 등 학생들이 직접 해보는 시간이
5:5 비율 정도라고 생각한다.
월요일 강의를 마치면 안심이 된다.
시간 체크도 이상 여부도 추가로 필요한 내용이나 준비물도 모두 체크 되니 말이다.
따라서 수, 금 같은 내용의 강의는 보너스처럼 즐기면 된다.
강의하는 내가 마음이 가볍고 즐거우면 당연히 학생들도 그럴 것이다.
오늘은 수요일 비교과프로그램을 신청해준 고마운 학생들과 할 활동을 정리해봐야 한다.
첫 만남이 중요한 법이다.
모두가 내 강의를 듣는 학생일지는 모르겠고
강의와 비교과프로그램과는 성격이 다르니
임팩트있고 즐거운 첫 만남을 또 준비해보자.
그런데 매주 매주 임팩트있는 것을 준비하기도 쉽지 않고
그 임팩트의 강도가 점점 더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다.
그것이 당연히 강의자로서의 내가 할 일이지만 말이다.
오늘도 고뇌의 하루가 될 것 같다.
월, 수, 금 강의에 화, 목 여유와 쉼이 있는 삶은
머릿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었다.
일주일만에 확인이 끝났다.
이제 일모닝을 시작해보자.
재미있는 한 편의 추리 소설을 읽듯이
학생들이 내 과학 강의를 즐겨주면 참 좋겠다.
샬록 홈즈나 왓슨 혹은 소년 탐정 코난이 되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