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 먹었보았다.
친한 후배와 지인과 약속이 있는 주말 오전이다.
간단한 일 적인 이야기도 있고 안부 인사도 포함이니
비지니스 미팅과 친선 모임 두가지 성격이 모두 조금씩은 있다.
여의나루에 있는 한강공원 카페가 오늘 만남의 장소이다.
요즈음 뜨고 있는 핫플이고
한강 수상버스 정류장이기도 하다.
오랫만에 왕십리역까지 버스를 타고
변화가 엄청 빠른 성수역 근처를 살펴보고는
(못본 사이에 빌딩도 상점도 쑥쑥 올라가고 바뀌었다.)
지하철 여의나루역 2번 출구로 나가니
뻥 뚤린 한강뷰의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한강도 한강 건너편의 남산과 북한산도
하늘의 구름도 가끔씩 지나가는 유람선도
한강을 누비는 모터달린 수상스키도 멋지기만하다.
그런데 이런 멋짐속에 더 멋진 그 카페에 앉을 자리가 없다.
핫플이라 만원사례이다.
좌석 대기 시스템도 없단다.
오로지 눈치싸움이란다.
갑자기 배가 마구 고파온다.
화도 슬몃 올라온다. 아침을 안 먹었다.
후배와 지인이 카페 좌석을 기다리는 동안
미안하지만 나는 한강공원의 명물 라면 먹기에 도전한다.
배가 고파서 어지러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세상에나. 나는 컵라면인줄 알았는데 봉지라면을 사는거더라.
요새 핫하다는 <케더헌> 주인공들이 그려져 있는
라면 한 봉지와 김치를 고르니 종이 냄비와 젓가락을 주더라.
그리고는 끓는 물을 받는 기계에 가서
종이 냄비의 바코드를 찍고 가슴졸이면서 뜨거운 물을 4분간 받고(주변에 어린이는 조금 위험할 수 있다.)
휘휘 저어주니 세상 맛난 라면이 되었다.
라면 한봉지를 거의 다 먹은 것이 언제였던지
기억에도 없는데 이제 오늘이라고 각인시켜 둔다.
한강공원에서 먹는 라면이 왜 맛난것일까?
과학적으로는 100도에서 물이 끓고
그 물이 갖고 있는 열량을 고스란히 라면 면발이 받아서
꼬들꼬들 탱탱하고 맛난게 된다는게 정설이다.
위에 스프를 넣으면 혼합물이 되어서 순수한 물보다
끓는점은 높아지게 되어있다.
스프, 계란 먼저 넣으면 종이 냄비가 탄다고 안내해놓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과학교사일때 작은 종이컵에 라면 한 조각만 넣고
끓여먹는 실험을 지도한적은 있었는데
그걸 이렇게 반영한것일줄은 상상 못했었다.
4분이 왜 적당한 온도인지까지는 모르겠다만
그것은 아마도 라면 제작 공정에 따른 매뉴얼에 의한 것이리라.
그렇지만 한강공원 라면맛이 최고인 이유는
끓는점의 과학에다가 한강뷰의 멋짐이 더해져서 일지도 모른다.
또 같이 먹는 친구들과의 시간과 분위기와
처음 먹어본다는 그 신기함이 한 스푼쯤 곁들여져서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요 근래 먹은 라면 중에 맛은 당연히 일등이었다.
그리고 마음 한 켠에 나도 한번 해봤다는 뿌듯함도 가득이다.
지금이라도 못 드신분들 가까운 한강공원으로 나가보시기 바란다.
이제 라면 맛나게 먹기 좋을만큼 날씨도 덥지않다.
라면을 다 먹고나니
카페 한강뷰 자리를 잡아놓아준
센스만점 후배와 지인에게 감사한다.
덕분에 멋진 주말 오전을 보냈다.
(아직 한강수상버스 운행 전인것은 다소 아쉬웠다.
다음에 꼭 한번은 타보는걸로다가.
세상 뭐 있겠나. 안해본거 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