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요.

갑자기 가고 싶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출근 셔틀버스 타러 걸어가는 길가에는

어떤 여행사에서 하는 단체 여행 출발지점이 있다.

대부분 내 나이 또래가 주 고객인듯 하다.

봉평, 단양잔도, 대전, 연천댑싸리, 불갑사, 봉평, 한천산소길,통영 욕지도,남도 맛기행 등등이다.

가본 곳도 있고 못가봤지만 대략 감이 잡히는 곳도

도통 아무것도 모르겠는 곳도 있다.

그곳에 서있는 사람들 얼굴에는 생기가 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부럽다.


정년 퇴직을 하면서 이런 여행을 꿈꾸기는 했으나

남편은 아프고 아들은 바쁘고

친구들과는 시간 맞추기가 쉽지않다.

따라서 혼자 제주도 한번, 동생과 조카와 제주도 한번,

후배와 부산 한번, 지인과 단양 한번, 다시 혼자 대전 한번이 다였다.

아참 가평쪽 당일치기도 있었다.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겠다만

일을 다시 시작하고 나니 문득 여행이라는 그것이 그립기도 하다.

훌쩍 떠날수 있다는 그 자유가 말이다.

이래서 사람은 양면성을 갖는다.

재취업을 그리 노래부르더니 말이다.


10월 2일부터 근 10일의 공식적인 휴가가 있다만

시어머니 뵈러 요양원으로 한번 가는 일과

머리 염색 예약 빼놓고는 아무것도 없다.

(아니다. 근교 라운딩이 한번 있구나. 연습이라고는 안했는데.)

이천호국원에 모신 친정부모님께는 막힐까봐

연휴 두 주후쯤 가자고 잠정적으로 약속한 상태이다.

물론 이후 강의 준비가 가열차게 필요하긴 하다만.

나보다 6개월 먼저 명퇴한 제자녀석부부는

석달 이상을 외국에 나가있었고

(매일 매일 해변가였다. 와인과 그 나라 시그니처 음식과. 영화처럼 산다.)

곧 또 나갈 예정이라니 살짝 부럽기도 하다.

물론 나는 그렇게 지낼만한 체력도 여유도 돈도 없다만.

가을 제주를 한번 가보고는 싶다.

봄, 여름, 겨울은 가봤으니 구색을 맞추고 싶은게다.

어째 며칠전부터 제주 여행 유튜브가 자꾸 보이더라니.

연휴기간 동안에는 엄두도 내지 않는다.

비어있을 서울 시내나 도는것 빼고는.


여행은 출발하고 도착해서 보다

가려고 준비하는 시간이 더 설렌다.

계획을 세우고 정보를 찾는 그 시간이 더 흥분되고 기대된다.

다른 사람들은 안그런가?

막상 떠나면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곧 들지만

가끔씩 떠나야 돌아오는 기쁨도 두 배가 된다.

오랫만에 먹는 특식의 맛이라고나 할까?

그나저나 아침에 환한 얼굴로 길을 나선 분들은

이제 지쳐서 돌아오고 계시려나?

나는 다섯시간 강의를 마치고

퇴근 셔틀버스를 기다리며 이 글을 쓰다가

따끔 무언가에 오른손 셋째 손가락이 물렸다.

그놈. 되게 독하다. 산 모기인가보다.


(삼십분 늦은 셔틀버스를 탔더니 퇴근길 정체에 걸렸는지 집 도착시간은 한 시간이나 늦어졌다.

그제서야 알았다. 내가 월,수,금요일 여행중인것을 말이다. 새 학교로의 여행. 까맣게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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