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반이라는 시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놀라운 시간

by 태생적 오지라퍼

어제 점심 약속밖에 한 것이 없는데 (자잘한 일상은 물론 했다만)

이상하게도 피곤하고 눈이 감겨오고 힘이 들고 온 몸이 나른하고 노곤하고 약간의 근육통이 있다.

긴장이 풀릴때 오는 몸살인가 흠찟 랐고

그럴 리가 없는데 싶은 생각에 어제 하루를 리마인드 해보고 이유를 찾았다.

7월 17일 제자들과의 라운딩 약속 이후에(장대비로 인해 가지 못했다. 아쉽기만 하다.)

거의 두달 반만에 골프 연습을 단 40분 한 여파임에 틀림없다.

정말 오랜만이었기는 하다마 고작 그 연습에

이리 몸 구석구석이 아프다니

두달 반이면 내 몸이 골프 스윙을 기억하지 못할 시간이 되나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맞다.

쓰던 것도 안쓰면 무뎌지고 안쓰는 것을 쓰면 아프다.

근육에게도 일상에게도 적용 가능한 이야기이다.


그 사이 강의 다니느라 바빠지고서

또하나 사라진 일과가 있는데

귀파기와 머리 비듬 정리 유튜브 영상 시청이다.

시간이 넉넉할 때, 할 일이라고는 없을 때

멍하니 그것을 보는 시간이 꽤 있었는데

이제 유튜브 시청이라고는 <불꽃야구> 하나로 자연스럽게 정리가 된 셈이다.

바빠지면 사람 관계도 유튜브 시청도 모든 것이 정리되기 마련이다.

보던 것을 안봐도 조금도 아쉽지 않다면 정리하는 것이 맞다.

기다리고 기다려서 보는 <불꽃야구> 관련 법적 다툼이 깔끔하게 끝났으면 참 좋겠는데

세상일이라는게 구질구질한게 기본이라서 깔끔하게 끝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법이라는 것이 깔끔하게 무언가를 정리해줄 것이라는 환상은 버린지 오래이다.

그리고 그 법적인 다툼속에 얼마나 마음이 다치는지

사람에 대한 배신감에 철저하게 떨리는지를 이미 경험한 바이다.

사람 안변하고 더러운 세상사 깨끗해지지 않고

이상하게도 나만 피해를 보는 것 같은 마음에

조금도 위로되지 않는 것이 법적다툼이다.

물론 하고 싶어서 발을 딛게 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말이다.

여하튼 시간때문이든 법적으로든 쓰던 것은 안쓰면 안보면 멀어지게 되어있고(눈과 귀를 닫아야 한다.)

안하던 것을 하려면 어느 정도 힘들고 아픈 것이 당연히 따라온다.

물리 법칙보다도 더 당연한 삶의 법칙이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은 아닐테니 너무 힘들어하지는 말자.

나에게만 그리 가혹한 것도 아닐테니

너무 괴로워하지도 말자.

그냥 묵묵하게 담담하게 하루 하루를 보내다보면

어느새 익숙해지고 아프지도 않고 무던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르고

아마도 대략 그 사이에 걸린 시간은 두달 반 정도가 아닐까?

물론 사건의 경중에 따라 소요 시간은 달라진다.

모든 일은 케바케가 기본이다.

내가 공식적으로 첫 번째 사귄 남자 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채이고 다시 정신을 차리는데 걸린 시간과

내가 골프 스윙을 몽땅 잊어버리고 근육통이 다시 생기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두달 반이니

그 정도를 최소한의 소요시간이라고 가늠해볼 뿐이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그만큼의 시간이 지나갈때까지는 무뎌짐과 아픔의 불연속 선상속에 있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오늘도 날씨 흐림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래서 근육통이 더 심하게 느껴지는 것일수도 있다.

모든 일은 하나의 주된 원인이 있지만

단 하나로는 촉발되지 않는 복잡계의 일환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급적 긍정적으로 삶을 이끌어가려는 노력은 순전히 나의 몫이다.

어제 고기도 많이 먹었으니 힘을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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