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토녀가 되고 싶지만.

아직도 무언가가 되고 싶기는 하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논리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성향이며 겉으로는 차갑고 시크해보이지만 속은 단단하고

신뢰할만한 이미지 따라서 쿨하고 신비로운 여성상이라고 묘사되는 테토녀.

나는 감히 태생부터 테토녀가 아니었나 싶을때도 있고

그렇게 생각하는 나만 느끼는 몇가지 포인트는 있다.

물론 그렇게 할 거라고 계획을 세우거나

그렇게 보이려고 노력을 한 적은 없는데

주변에서는 태생부터 테토녀인줄 안다.

그렇게 보인다고 하니 칭찬인지 욕인지는 알 수 없다만

다른 사람 눈에 보이는 나도 나의 일부인지라

오늘은 그 실상을 파헤쳐본다.


- 논리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성향 :

업무적으로는 90프로 맞다. 맨땅에 헤딩이 특기이며 업무 추진에 있어서는 비논리적인 것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 자기주도적으로 일을 하지만 협업과 타협의 문은 항상 열려있고 내가 다 하려는 마음보다는 그 분야 절대자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는 편이다. 일로서 만나면 나는 테토녀가 맞다.


- 겉으로는 차갑고 시크해보이지만 :

말을 하지 않고 입만 다문다면 나는 차갑고 시크해보이고 강해보이는 이미지가 맞다.

커다란 이목구비가 온순하고 다정해보일만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나는 기력이 있는 한 계속 떠들려고 노력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자리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차갑고 시크한 것과 무서운 것과는 분명 차별화가 되는 이미지이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사실 푼수과에 더 가깝다는 것을 이미 알 것이다.


- 속은 단단하고 신뢰할만한 이미지 :

속이 단단하기는 커녕 물러터졌다. 테토녀 이미지 중 나와 가장 맞지 않는 점이다. 안 그런척은 하려고 노력하는데 사실은 새가슴에 유리멘탈이다. 쉽게 분노하고 쉽게 주저앉으며 오랫동안 아파하고 남몰래 많이 운다. 남을 배신하는 일은 해본 적이 없는데(다른 사람은 그렇게 느낀 적이 있었을지는 모르겠다만) 그래서 손해를 본 적이 무지 많은데 가슴에 묻어두는 편이고 절대 쉽게 털어내지는 못한다. 속이 단단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고 닮고 싶기는 하다. 그러나 속이 단단한 것과 무딘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난 절대 무디지 않고 단단해지려고 노력중이기는 하다. 평생 잘 안되어서 그렇지.


-쿨하고 신비로운 여성상 :

아하. 이것이 내가 테토녀가 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이겠구나. 쿨내는 조금 풍길 때도 있는데 결정적으로 신비로운 여성이라는 컨셉과 도저히 맞지 않는다. 신비롭다면 눈을 내리깔고 말을 하지 않아도 풍기는 아름다움이 있어야는데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신비로움을 위해서 다양한 보조도구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만(향수나 화장이나 기타 등등) 나는 그것도 좋아라 하지 않으니 신비로운 여성을 위한 노력은 제로에 가깝다.


요즘 대세 테토녀에 도전해보려했더니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이 글을 써보니 알겠다.

유행을 쫓아가는 일이 멋지고 좋은 일이지만

(따라하지는 못해도 유행과 트랜드에 민감한 편이다.)

유행에 뒤쳐진 형태를 싫어하기는 하지만

(직업 특성상 유행은 조금 꿰고 있어야 학생들과 대화가 된다.)

테토녀 도전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그냥 태생이 테토녀와 약간 비슷한 것 수준에서 만족하련다.

오늘은 무모한 도전을 멈추고(비가 이렇게 계속 온단 말이냐. 너무 하다.) 냉장고 청소나 하려 한다.

점심은 카레라이스, 저녁은 곰탕 정식이다.

지금의 계획은 이러하나

지극히 논리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짝퉁 테토녀가

오늘 하루 어떤 일을 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비가 그치고 해가 반짝 나는 시점이 언제인가에 달려있다.


(어제 불꽃야구 본방 시청 후 늦게 잤더니

요즈음 가장 늦게 일어난 아침이다.

내 일주일의 버팀목은 불꽃야구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겠다.

테토녀들은 대부분 스포츠를 좋아하는 것 아닐까? 지극히 내 생각이다만.

뭐라도 엮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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