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예감은 틀리지도 않는다.

신기가 있나?

by 태생적 오지라퍼

오늘 꼼짝않고 집에 있고 싶었는데

이런 저런 피치못할 이유가 자꾸 생기고

언제까지 징크스에 얽혀서 절절맬 수는 없을듯 하여

호기롭게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선지 딱 1분만에 지하주차장에서 큰 대자로

넘어졌다.

지난번 처럼 빗물을 밟은것도 아니고

맨땅인데 헤딩할뻔 했다.

잠시 일어날 수가 없었다.

큰 소리로 세차하던 가족들에게 눈길한번 준것 같은 순간에 일어난 일이다.

지하주차장에서 물세차를 하는듯 했다.

그들은 내가 대차게 넘어진것도 못 일어나는것도 모른채 계속 세차와 수다에 몰입중이었다.


길을 건너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 바지를 올려 살펴보니

가운데 약간 빨갛게 된것 빼고는 별일이 없어보였는데

버스에 타려니 무릎이 안펴진다.

무릎이 안펴지니 허리도 안펴진다.

무슨 사단이 난것임에 틀림없어보이는데

왕십리역에는 문연 약국도 병원도 안보인다.

일단 오늘의 미션인 오목교역까지 가면서

응급의학과 제자에게 증상과 사진을 보냈더니

응급실 올 정도는 아닌데

엑스레이는 찍어보란다.

슬개골쪽.


주말인데 오후에 진료를 보는 병원을 찾았다.

그 시간까지는 원래 하려던 일을 꾸역꾸역하고

(달리 할게 없었다.)

진료를 본다.

다행히 뼈는 괜찮다고

그러나 미세골절이 있을지도 모르니

부목을 대고 물리치료 받고 약 먹으라고.

찬 물리치료를 받으니 아픈 부위가 시리다.

염증 혹은 충격받은 여파이니 그럴만도 하다.

일평생 두번째 부목을 댔다.

지난번도 바로 이자리 왼쪽 무릎이었다.

연약한 부위인셈이다.


어제 저녁 남편이 발목 근육량을 높이는 운동을 하랬는데

내가 흘려들은 벌을 오늘 이리 받나보다.

이만하면 다행이기는 한데

내일부터 일이 태산이다.

슬픈 예감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맞아떨어지고

이젠 징크스를 넘어서고 촉을 넘어서는 중이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물리치료를 받고나니 지하철인데

이 시간에 졸음이 쏟아진다.

그래도 오늘은 보란듯이 당당하게 노약자석에 앉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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