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질투

더 큰 그릇이 필요하다

by 이일일


솔직히 팀장님보다 일 잘하시는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올라왔는데 벌써 이런 소리를 들으며 뒤처질 수는 없다.


자, 이제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인정할 것인가, 배척할 것인가.


썩 유쾌한 상황은 아닐 수 있지만 여기에서 리더의 그릇을 알 수 있고

향후 조직의 성장속도, 가능성, 성장규모 등도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다.

어차피 회사에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회사는 사람들이 이끌어가는 존재다.


회사의 미래를 보고 싶다면 이끌어가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당연하고

도대체 이 회사는 어떤 사람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것인지 보이지 않는다면 예상은 빗나가질 않는다.

시기가 언제이냐의 문제이지 사람을 근거로 한 판단은 꽤 정확하고 치밀하다.


그렇기에 달갑지 않은 이 상황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만한 상황이 아니다.




조직이 성장하고 회사가 커지면서 일을 더 잘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여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회사일수록 능력 있는 사람의 합류는 반갑다.

실제로 일을 잘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들어오게 되면 회사 내에서는 묘한 긴장감이 돈다.


그런 사람이 어떤 포지션으로 우리 회사에 들어오게 될 것인지

그럼 나의 자리는 위험하지 않은지, 우리가 하던 일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회사 내에서는 각양각색의 이야기들이 돌게 되고, 추측성 미확인, 무근거 소문들이 도처에 퍼진다.


같은 위치의 동료로서 새로운 사람의 유입은 많은 영향을 끼치고 만들어낸다.

좋든 싫든 리프레시가 되고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유용한 경쟁력을 발휘하기도 하며,

그것이 때로는 급격한 성장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기에 채용과 성장은 단단히 맞닿아 있는 요소다.


나는 리더의 위치에 있고 새로 합류한 동료는 부하직원의 위치라면 이야기는 조금씩 달라진다.

리더인 사람도 새로운 사람에 대한 판단과 분석을 하지만 새로 합류한 사람도 마찬가지로 레이더를 돌린다.

일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레이더는 빠르고 정확하며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순식간에 적응을 마친다.


진정한 리더는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조직에 합류하는 것에 진심으로 환호한다. 별다른 뜻은 없다.

그저 전력에 플러스가 되는 사람이 들어오는 것은 기본적으로 참된 리더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그 사람으로부터 나오는 선한 영향력은 꽤 크고 강하다.


리더보다 일을 잘하는지 판단하는 것은 리더가 하는 것만이 의미가 있고 리더에게만 의미가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차피 그런 판단의 소문만을 만들어낼 뿐 그것 자체가 어떤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리더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반응하느냐 귀추가 주목될 뿐이고 그것이 가져올 결과만이 기대될 뿐이다.


리더의 질투는 양면성을 가진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들어온 것에 기본적인 질투는 이상한 것이 아니다.

질투가 만들어낸 전투력으로 리더의 성장이 이루어지고 자기 객관화가 이루어진다면 긍정적인 것이고

혹은 더 잘하는 사람이 들어왔으니 인재활용법을 새롭게 익혀 마음껏 뽐내고자 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질투가 그야말로 질투심을 유발해 의도적인 배척과 깎아내림을 만들어낸다면 부정적인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감정은 맞지만 리더라는 위치에서 미안하지만 이런 감정은 최악의 악이다.

내가 스스로 못난 사람을 인정하는 것만큼 리더가 어리석게 보이는 경우도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다 지켜보고 그들끼리도 판단하고 심지어는 결론도 내린다.

그렇기에 리더는 상황에 따라 의연할 줄도 알아야 하고 내려놓고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


얼마나 좋아.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들어와서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아.


이 순간, 그 사람을 향한 빛은 리더에게도 돌아오고 합쳐진 빛은 조직 전체를 비추게 된다.




리더가 이런 상황에도 배우고 성장한다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데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물론 성과와 결과는 운도 따라야 하는 부분이 있고 내 마음대로 컨트롤되기 어려운 부분이기에

보장 없는 노력이기도 하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지만.


다른 사람을 빛나게 하여 본인 스스로까지 빛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은 쉬워 보이지만 대단한 일이다.

아무나 할 수 없기에 진정한 리더가 되는 것은 사람을 바꾸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고

사실 이런 리더가 있음을 주변에서 종종 듣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리더의 자리에 있다면 어떻게 나의 조직을 단단하게 성장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고민을

많이 하면 할수록 나의 위치와 포지션은 공고해지기 마련이다.

의도적인 의미를 두고 기계적으로 스킬처럼 하라는 것이 아니다. 역시 진심은 꼭 필요하다.


내가 온전히 믿을 수 있고 그만큼 나를 믿어주는, 나의 오른팔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누군가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미리 알아채고 길을 펼쳐 걸림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준다면.
예상치 못했던 문제에 기다렸다는 듯 해결책을 내놓으며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맡아준다면.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나의 오른팔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조직의 미래는 밝다.

나의 오른팔, 오른팔의 오른팔, 그 오른팔의 오른팔.

조직이 단단해지고 성장할 수 있는 방법 중 이만한 방법이 없다.


내 오른팔, 왼팔, 오른 다리, 왼다리 모두 '나'이다.

내 오른팔이 일을 잘한다고 질투할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리석은 판단으로 오른팔이 잘려나가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