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방법은 없다
원래 그런 것이 어디 있냐고?
리더의 역할을 하고 계신 분들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원래 어렵고 힘들다. 반드시 그렇다.
사람과 관련된 것만큼은 '원래' 그런 것들이 많다.
리더가 너무 쉬웠어요.
제 천직인 것 같아요.
사람 다루는 건 왜 이렇게 쉽죠?
저 이제 다 깨달은 것 같아요. 누구든 맡겨주세요.
사람, 이제 다 알게 된 것 같아요. 마스터했습니다.
저 이제 관리자가 될 준비가 된 것 같아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한 번이라도 본 적 있다면, 반드시 말려주셔라.
아닐 거라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라고
난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조금 더 과감하게 이야기하자면 사람에 대하여 준비가 되었다고 하는 사람은 한참 멀었다.
정확히 반대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조금 더 리더 자리에 적합할 가능성이 높다.
(본인 스스로 저렇게 생각하셨다면, 한 번만 더 심사 숙고 해보시기를 바란다. 생각보다 섣불렀던 나의 자신감이 의외로 나를 많이 다치게 만들기도 하니까.)
리더의 자리라는 것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순서가 있다.
(정상적인 조직체계와 조직문화, 운영 방식을 갖추고 있는 회사라는 전제 하에)
리더의 자리에 대한 추천은 생각보다 리더를 할 만한 사람에게 간다. 가능성이 늘 높지는 않지만 조직 내에서 꽤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뜻이다.
오래도록 사람을 보고 판단해 보고 사람에 대한 가치 판단, 대화, 소통 등등 여러 가지 면을 보고 순간, 순간의 판단을 통해서 그 사람의 마음도 들여다보고 판단한다.
만약 나에게 리더의 자리에 오를 기회가 왔다면, 한 번 생각해 보셔라. 내가 어떤 사람인가.
그런데 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온다고 느낄까?
리더를 할 만한 사람은 보통 스스로 리더가 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없다.
그런 때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리더를 하면서도 매일 부족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이러니하지만, 그렇기에 그들이 리더의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
그렇기에 이들은 준비가 된 적이 없다.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말은 늘 노력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린 늘 부족하니까.
적어도 그때, 그 순간에 그들은 본인을 최대한 잘 들여다보고 내가 어떤 수준인지,
지금 나의 그릇에는 어떤 것들을 담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 어느 정도 나눠줄 수 있는지 알고 있다.
완벽하게 알지 못하더라도, 알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 본인 자신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떤 수준에 이르렀는지 기본적인 것조차도 알지 못한다면
그런 사람은 누구의 팔로우를 받으면서 일하기엔 벅차고 그래서 잦은 실수를 하게 된다.
리더의 자리가 덜컥 나에게 왔을 때 거절하는 사람들도 있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거절하든, 받아들이든 리더의 자리에 오를만한 사람은 겁이 나기 마련이다.
기대인지 걱정인지 모를 심장이 마구 뛴다. 그래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준비를 하게 된다.
나는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지,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지.
앞으로 어떻게 조직을 꾸려 나가야 할지, 정답이 없는 이 바닥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기대와 걱정 비슷한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완벽하진 않지만 리더를 꽤 잘 수행해 나간다.
쉽게 포기하거나 도전 조차 하지 않거나 마주하기 두려워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아파하고 깨지고 실수도 하고 그렇게 겪는다. 온전히 겪으면서 배워 나간다.
사람에 대해서 조금은 더 성숙한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치고 빠지는 것을 잘한다.
어떤 때에 개입하여 최선을 다해야 하고, 어떤 때 내가 기다리고 회피해야 하는지 잘 안다. 본능적으로.
그리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사람에 대해 마주한다. 마주 보고 헤쳐 나간다.
그렇기에 어렵다. 너무 힘들고 단 한 번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에 학습도 힘들다.
사람은 모두 다르기에 내가 함께 하게 되는 팀원들, 나를 따르는 동료들은 같은 상황에 처하더라도
나에게 주어지는 상황은 전부 다르다.
각 사람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성의와 진심을 보이지 않으면, 결코 정답은 없다.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나 조차도 갉아먹는 상황도 자주 온다.
그럼에도 이들이 리더의 자리에 오른 이유는 그들을 배신하지 않는다. 꾸준히 계속한다면.
그들은 사람에 대해 투명하다. 깨끗하다. 꼬인 것이 없다.
투명하게 대한 만큼 탁했던 관계도 점점 맑게 변한다. 그렇게 조직이 깨끗해지고 단단해진다.
서로를 깨끗하게 만들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건강은 꽤 값진 힘을 회사 전체에 가져다준다.
그들은 깨끗하고 투명하기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행한다.
어려운 일은 어렵게 받아들이고 어렵게 행한다.
쉬운 일은 쉽게 받아들이고 쉽게 행한다.
보통 인간은 어려운 일은 쉽게 하고 싶어 하고, 쉬운 것은 생각보다 어렵게 한다.
그들은 그렇지 않다. 있는 그대로 한다.
어렵고 힘들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그렇다.
그렇기에 많은 진정한 리더들은 온전히 어렵고 힘들게 겪어 나간다.
아마 그렇게 한 세월 지내고 나신 분들도 내 생각엔 아직도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다.
그렇기에 한평생을 '나를 알아가는 것'이, 그것이 인생인 것 같다고.
아마, 그렇게 말씀 주실 거다.
힘내자. 힘내서 온전히 어렵게, 힘들게 그렇게 나를 알아가는 여정을 해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