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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위해 일할 필요 없다.

회사도 바랄 필요 없다

by 이일일


저를 위한 시간을 좀 가지고 싶어요.


워크와 라이프의 밸런스를 이야기하며 저녁이 있는 삶을 바라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저녁이 있는 삶, 상상만 해도 얼마나 좋은가. 누구나 균형 잡힌 삶을 원한다.

단순히 시간만 계산을 해봐도 우리는 워크와 라이프에서 밸런스를 유지하기 어렵다.

늘 억울하고, 늘 아깝다.


보통 9-6시 일하는 시간을 점심시간 1시간 제외하고 8시간으로 보고

12시 정도에 잠을 잔다고 생각해 보면 퇴근하고 7시 정도에 집에 도착한다고 쳤을 때

우리에게 주어진 저녁 시간은 5시간 남짓 된다.

저녁식사도 해야 하니 이리저리 밥 먹고 치우고 씻고 정신 차리면 한 시간은 사라진다.

그럼 우리에게 남는 시간은 4시간 정도 된다. 점점 더 마음은 초조해진다.

출근 시간이 1시간 정도 된다고 치면 8시에 집에서 나서야 하니 준비시간 1시간으로 보고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우리는 잠이라는 것을 자야만 한다.


욕망 넘치는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시간은 하루에 5시간 정도라는 것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렇게 억울할 수가 없다. 기를 쓰고 늦게 자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졸린 눈을 비비며 12시를 넘겨 어떻게 하면 더 늦게 잘까 억울함을 줄여볼까,

하루의 마무리를 잠과의 전쟁으로, 내일이 오지 않길 바라는 괴로움으로 마무리한다.


실제로도 우리가 스스로를 위해 가질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보면 원래도 짧다.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마음은 이해가 되나,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을 스스로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면 과연 어떤 시간으로 생각하는 건지 묻고 싶다.

그만큼 우리는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어쩔 수 없이 길기 때문이다.

야근이라도 하는 날에는 이 회사를 빨리 때려치우고 말리라 몇 번이고 마음을 먹느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이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나를 위한 시간이다.


회사를 위하여 나의 시간을 써주는 것이라는 착각을 빨리 버려야 한다.

당신의 시간을 쓰는 것에 대한 대가는 회사가 월급으로 지불하고 있다. 잊지 말자.

월급이 적고 많음에 대한 부분을 생각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연봉협상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게 되는 날 다시 이야기해보자.


일단 남의 돈을 버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나의 시간을 쓰는 회사를 무턱대고 탓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회사에서 내가 보내는 시간을 나를 위한 시간이라 생각하고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회사를 위해서 일을 해주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다.

다시 한 번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말 우리는 회사를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일까?


우리는 회사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를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이다. 일은 회사의 일이겠지만 그 일을 하는 것은 우리다.

일의 성과와 결과가 회사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스트레스받으면서 어떻게는 해내려고 발버둥 치며

일이라는 것을 해낸다. 그것이 우리를 위한 시간이다.

회사와 나를 동일시하여 회사의 일도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물아일체의 경지를 이루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일을 하는 데에 보내는 우리의 시간에 대한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회사를 위한 일을 해준다며 내 시간을 까먹는다는 생각을 하는 동안 시간은 또 흘러간다.

일을 하는 시간도 나의 시간이고, 그 일을 하는 것도 나이기에 이런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그저 나를 위해서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나의 성장만을 기대하고 내 시간을 보내면 된다.

회사를 위한 것도,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나를 위해서 말이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도 나를 위한 나의 시간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면 나쁠 것이 없다.

억울하지도 않고, 그 시간이 아깝지도 않다. 더 최선을 다하게 되며 일의 효율도 올라간다.

그렇게 나만을 위해 열심히 최선을 다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역량도 올라간다.

신입으로 이제 막 일을 시작한 분들을 가만히 보면 해내느냐 해내지 못하느냐로 나뉘게 되는데

이는 나를 위해 일을 하느냐, 회사를 위해서 하느냐로 인하여 갈리기도 한다.


나를 위한 일을 하는 분들은 그 누구보다 열심이다. 즐기지는 못하더라도 명분이 명확하다.

동기나 쓸데없는 이유 없이도 명분이 명확하기에 저절로 움직이게 된다.

무엇이든 나의 의지만 있다고 해서 다 해낼 수는 없다. 무의식적으로 명분을 살피게 된다.

내가 열심히 일을 해서 나온 성과를 회사의 윗사람들이 다 가져갈 거라 걱정할 필요 없다.

그렇게 다 가져갈 것을 미리 억울해하며, 배 아파할 것도 없다.

그럴만한 성과와 결과를 만들어냈다면 스스로에게 쌓이는 것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이 크다.


그렇게 최고가 되기 위해 나아가면 된다.


오로지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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