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겁이 날 때

by 시소년

솔직히 이제 모든 게 겁나요. 예전만치 않은 몸과 마음은 시간과 손잡고 저를 두려움으로 더욱 떠밀어요. 다름을 인정한다는 말 가끔은 아파요. 긴 시간, 다른데 같은 척 해왔거든요. 스스로 특별하다고 중얼거리던 나날은 사실 발가벗겨질 그날을 미루는 일이었죠.

비슷한 사람들 사이 겉도는 듯해서 뭐든 해 봤어요. 내 안에 아픔과 병듦이 가치 있을 수 있도록. 혈기를 빌려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길을 가고, 패기에 취해 갖가지 제약을 뒤로하고 예술을 해 봤어요. 꼴값이라는 눈총을 피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일을 수없이 반복했죠.

투박한 목소리로 만든 노래가 스무 곡 정도 됐을 때, 제 음악 덕분에 하루 더 살기로 마음먹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첫 번째 기적이었죠. 누군가를 위한 존재가 된다는 건, 여전히 저를 살게 만들어요. 긴 시간 숨죽인 시간이 억울함이 되지 않도록, 나를 위해 누군가를 위로했으니 말이에요.

“건강하자”라는 말이 가끔은 와닿지 않아요. 왜 건강해야 하는지 늘 의문부호를 붙이곤 했죠. 삶의 의미가 희미해질 때쯤이면 항상 누군가의 아픔이 마음에 가닿아요. 마치 서로 위로하며 살아내라는 것처럼 말이에요. 저는 여전히 마음껏 소리 질러요. 글을 쓰고 곡을 쓰고 세상에 내뱉습니다.

오늘도 누군가는 당신의 쓸모를 기다릴 거예요. 그대의 하루가 제가 간절히 바라던 시간이듯, 저의 오늘이 누군가 고대한 순간이듯. 늘 기다릴게요.

작가의 이전글어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