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딛고

이제 곧 봄이네요

by 시소년

잊고 딛는 게 일상인 하루 속에서 슬슬 봄 내음이 불어온다. 산뜻한 바람은 마침 미연의 불안을 데려온다. 올해 봄도 무척 짧을 거라는 생각처럼. 즐기기에도 짧은 시간을 비집고 들어온다.

사랑 담은 말을 전하기도 부족한 생애인데, 어째 잊고 싶은 기억과 디뎌야 할 아픔은 가득할까. 그래서 순간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온갖 아름다운 것들은 죄다 찰나라 이마저 아쉬워하다 놓치면 이번 봄도 그다지 낙이 없다.

미워할 시간에 관심조차 주지 말자, 걱정할 시간에 투자하지 말자. 미움은 방어가 아니고, 걱정은 신중이 아니다. 쏟아붓지 않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정말 큰 일은 어차피 예고 없이 오는 터, 하루 중 잠깐이라도 막연하게 방탕하게 행복해 보자. 미련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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